17대1 vs 0.4대1…고교선택제 시행해보니

17대1 vs 0.4대1…고교선택제 시행해보니

입력 2010-01-15 00:00
수정 2010-01-1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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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지역차 뚜렷…비선호학교 지원책 필요

서울시교육청이 15일 발표한 고교선택제 신입생 지원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예상대로 입시학원이 밀집한 강남,북부 등 이른바 ‘교육특구’와 명문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지만 앞서 실시된 2차례의 모의배정 때보다는 한층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교별 지원 경쟁률이 최고 17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등 편차는 여전히 심해 ‘비선호’ 학교에 대한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 쏠림현상 완화=2010학년도 일반계 후기 고교 지원자 8만9천686명의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1,2차 모의배정 때보다는 덜했지만 입시학원이 즐비한 강남과 중계동,목동 등으로의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서울시 전역을 대상으로 한 1단계에서 지원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군(강남·서초구)으로 6.2대 1이었으며 이어 북부군(노원·도봉구) 5.5대 1,강서군(강서·양천구) 5.4대 1 등의 순이었다.

 반대로 지원 경쟁률이 낮은 곳은 중부군(종로·중·용산) 2.0대 1,남부군(구로·금천·영등포구) 3.7대 1,성북군(강북·성북구) 3.7대 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 학교군에 지원한 학생은 전체의 14.9%인 1만3천352명이었다.

 전체 지원자의 약 7명 중 1명이 거주지와 상관없이 선호하는 학교에 가려고 다른 지역의 학교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선택한 학교군 집중도는 중부군 4.9%,강남군 4%,북부군 1.9%,동작군(관악·동작구) 1.5% 등의 순으로 높게 나왔다.

 중부군의 집중도가 높은 이유는 1단계 선발 인원이 다른 학교군은 정원의 20%인데 비해 중부군은 60%로 훨씬 많고 이 지역에도 전통적인 선호 학교가 다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남군 역시 집중도가 4%로 타 학교군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1차(18%) 및 2차(11%) 모의배정 때보다는 훨씬 낮아졌다.

 시교육청은 이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의배정 때와는 달리 실제 지원을 할 때에는 통학거리 등을 고려해 신중한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쏠림 현상이 완화돼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집중적으로 실시한 학교설명회 등을 통해 고교선택제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것도 학생,학부모들의 신중한 판단에 도움을 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2단계 배정 방식을 완전 추첨에서 근거리 배정 방식이 가미된 조건부 추첨으로 돌연 변경해 아예 학생,학부모들이 원거리 학교에 지원하는 것을 포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교육청은 당초 학생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해 갈 수 있게 1~2단계를 완전추첨 방식으로 시행할 방침이었으나 ‘집 근처 학교를 놔두고 다른 지역 학교로 배정받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민원 등 때문에 2단계 배정방식을 교통편과 거주지를 고려해 인근 학생을 우선 배정하는 것으로 바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고교선택제의 당초 취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학교별 지원율 최대 17배차=학교별 지원 경쟁률은 최대 17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등 선호학교와 비선호학교 간 편차가 뚜렷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학교는 구로구 A고로 17.1대 1인 반면,7개 학교는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했으며 이중 최하위는 경쟁률이 0.4대 1에 그쳤다.

 지원율 상위 10개 학교 중 강남,북부,강서 등 선호지역 학교군에 속한 학교는 4곳이나 됐다.

 시교육청은 경쟁률 상위 10개 학교를 소개하면서 해당 학교가 속한 학교군 및 자치구만 내놓고 이름은 밝히지 않았으며 경쟁률 하위 학교의 경우 아예 학교군·자치군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학생,학부모들의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학교명을 아예 밝혀야 한다는 주장과 학교 서열화,비선호 학교에 대한 낙인 효과 등이 우려되므로 공개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제도가 연착륙할 때까지 3년간은 학교명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학교 간 편차가 줄도록 비선호 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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