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이메일 분석…ETS에는 ‘블랙리스트’ 요청
SAT 시험지 유출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25일 SAT 학원강사 장모(36)씨가 빼돌린 시험지를 제3자에게 전달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수서경찰서 관계자는 “23일은 장씨가 문제지를 빼돌린 지 2시간여 만에 붙잡혀 제3자에게 전송할 여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10·11·12월에 빼돌린 시험지는 누군가에게 전송했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장씨가 지난해 시험장에서 빼돌린 SAT(Scholastic Aptitude Test) 문제를 개인 컴퓨터에 저장했는지를 확인하고자 장씨의 노트북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복원하고 있다.
장씨가 빼돌린 문제지를 자신이 가르친 학생에게 보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장씨가 사용한 이메일 계정의 서버를 압수수색하고, 금융계좌 추적을 통해 문제 전송 대가로 학원비 외 추가로 돈을 받았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장씨가 가르친 학생이 실제 시험에서 평소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를 확인하려고 SAT 주관사인 미국 교육평가원(ETS)에 장씨가 가르친 학생의 SAT 성적조회를 요청했다.
경찰은 또 부정행위 의심자 명단을 갖고 입국한 ETS 본사 직원에게 문제를 유출한 정황이 포착된 사람들의 명단을 넘겨 달라고 요청했다.
ETS 본사 직원은 “본사에 돌아가 보고하고서 결과를 통보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부정행위 의심자 명단은 여러번 응시했거나 다른 수험생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 여러 문항에 답을 하지 않았거나 직업이 강사인 사람 등의 명단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수서경찰서 박재진 서장은 “ETS가 명단을 넘겨 주면 수사 의뢰로 간주해 리스트에 오른 인물을 대상으로 수사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장씨는 23일 SAT 시험장에서 대학생 3명과 함께 시험지 일부를 자르고서 외부로 빼돌리려다 적발됐으며 지난해 10·11·12월에도 같은 방법으로 SAT 시험지를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장씨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장씨는 25일 오후 3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한편, 장씨 건과는 별도로 경찰은 강남의 SAT 학원들이 인기 강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거액의 뒷돈을 준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강남일대 SAT 학원을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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