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은하단 구상성단 거대구조 첫 발견

국내서 은하단 구상성단 거대구조 첫 발견

입력 2010-03-12 00:00
수정 2010-03-1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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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여년 이론적으로만 예측된 구상성단(球狀星團)의 거대구조가 세계 처음으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관측됐다.

11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서울대 물리ㆍ천문학부 이명균 교수팀은 수천 개의 은하를 포함하는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방랑하는 구상성단으로 이뤄진 거대 구조를 최초로 발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날 세계 최고권위의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 판에 소개됐다.

구상성단은 일반적으로 은하에서 발견된다. 은하단에서는 구상성단이 무거운 은하 주위로 몰리기도 하고 은하와 은하 사이를 떠돌기도 한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은하단에 방랑하는 구상성단이 은하단 중심부에 몰려 거대한 구조를 이룰 것이라고 추측만 해왔을 뿐이며 관측의 한계로 검증하지 못했다.

이 교수팀은 ‘슬로운 전천 탐사(Sloan Digital Sky Survey)’ 자료를 분석해 기존의 연구한계를 극복, 처녀자리 은하단에 있는 구상성단의 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슬로운 재단의 지원을 받는 이 탐사는 미국 뉴멕시코주 아파치포인트 천문대의 2.5m 망원경, 첨단(CCD) 카메라 및 분광기를 사용해 하늘의 25%를 탐사 관측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먼저 연구진은 은하단 중에서 가장 가깝고 넓으며 가장 밝은 수천 개 은하를 포함한 처녀자리 은하단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구상성단은 100만 개의 별로 이뤄진데다 크기가 40광년이나 되지만 처녀자리 은하단의 거리에 놓으면 하나의 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망원경으로도 구상성단과 별을 구분하기 어렵다.

즉, 은하단에서 구상성단을 찾는 것은 갈대밭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유사하고 구상성단의 지도를 만든 것은 심해의 해저지도를 만드는 것과 같은 고난도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교수팀은 처녀자리 은하단에 있는 구상성단의 지도를 이용해 은하보다 훨씬 거대한 구조를 이루는 수백만 광년 규모의 구상성단계를 찾아냈다.

연구결과 이 교수팀은 은하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은하와 은하 사이를 방랑하는 구상성단이 존재하고 이들은 은하보다 훨씬 거대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우주에서 새로운 종류의 거대 구조를 발견한 것으로, 우주의 거대 구조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나아가 은하단의 형성, 은하의 형성과 진화 및 구상성단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주에서 최초로 태어난 별과 은하의 비밀을 밝힐 수 있는 단서를 마련해 우주의 거대 구조 연구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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