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차별항의’ 권희로씨 장례식 열려
재일교포 차별에 항의하며 일본에서 야쿠자를 총기로 살해한 뒤 무기수로 복역하다 영주 귀국 11년 만에 지병으로 숨진 권희로(權禧老·82)씨의 장례식이 열린 28일 오전 부산 동래구 봉생병원.장례식은 일본 최장기수로 복역하던 권씨의 귀국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삼중스님을 비롯해 권씨의 유가족과 지인 2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엄숙하고 조촐하게 치러졌다.
생전 권씨를 알음알음 도와주던 자비사 스님의 주관으로 열린 발인의식에서 한(恨) 많은 권씨의 굴곡진 삶의 기억을 떠올린 듯 일본에서 건너온 권씨의 여동생 기요모토 나츠코(76)씨와 조카사위인 야마자키 나오시(64)씨는 소리없이 흐느꼈다.
재일교포 ‘차별 항의’ 권희로씨 별세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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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차별에 항의하며 일본에서 야쿠자를 총기로 살해한 뒤 무기수로 복역하다 영주 귀국 11년만에 지병으로 숨진 권희로씨의 장례식이 28일 오전 부산 동래구 봉생병원에서 열렸다. 권씨의 지인들과 자비사 스님들이 권씨의 관을 운구차에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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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인의식에서 삼중스님은 “저승에 가시거든 이승에서의 삶같이 끝없이 ‘전쟁’하던 삶을 살지 마시고 부디 편안하고 찬란하게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인의식이 끝나자 영정을 든 권씨의 고종조카가 앞장서고 자비사 신도 6명이 든 상여가 뒤를 따랐고 영구차에 권씨의 관이 실리자 유족과 조문객들은 합장으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화장을 한 권씨의 유골은 일단 연제구 거제동 자비사에 안치됐다.
권씨 유족과 삼중스님 등은 자비사에서 권씨의 49제를 지낸 뒤 “유골의 반은 선친의 고향인 부산 영도 앞바다에 뿌리고,나머지 반은 시즈오카현 카게가와의 어머니 묘에 묻어달라”고 한 권씨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일본 정부 측과 협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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