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 이모저모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 이모저모

입력 2010-05-23 00:00
수정 2010-05-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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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빗줄기 아랑곳않는 추모객들 발길

0...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도식이 열린 김해 봉하마을에는 22일부터 내린 굵은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른 아침부터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봉하마을 입구에서 교통이 통제되자 마을 외곽의 주차장과 도로에 차를 세워두고 비를 맞으면서 걸어서 추도식 행사장까지 들어왔다.

추도객들의 행렬은 마을밖까지 길게 늘어서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연보와 사진, 유품 등이 전시된 추모전시관과 노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마을회관 등지에는 추모객들이 길게 줄을 서며 관람하면서 고인을 회상했다.

행사 주최측은 추모객들에게 1만개의 우의를 준비해 나눠주는 한편, 자원봉사자들이 봉하마을 쌀로 만든 떡 1만개를 만들어 제공했다.



정토원서 추모법회..익명 할머니 2천명분 국수 공양



0...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49재가 거행된 봉화산 정토원에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주기 추모법회가 열렸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 직무대행 등 야당 대표들과 참여정부 인사, 불자, 참배객 등 400여명이 이날 법회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또 법회를 주관한 김해 사암연합회와 마창진 사암연합회 등 20여명의 스님들도 참석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생전에 정신적 지주로 불렸던 송기인 신부와 법타 스님(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 회장)이 각각 고인의 뜻과 이상을 기리는 추도사를 맡았다.

정토원 법당안에는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정이 지금까지 나란히 모셔져 있어 법회 참석자들의 참배가 계속됐다.

한편 이날 법회에는 충남 부여에 산다고만 밝힌 익명의 할머니가 2천명분의 국수를 점심공양으로 제공해 참배객들이 고마움을 표시했다.

노란 리본과 플래카드 물결..방문객 수만명



0...노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도식이 열린 김해 봉하마을에는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노란 리본과 플래카드가 물결치고 있다.

‘그 시절을 다시 만듭시다’, ‘사랑합니다’, ‘당신의 뜻 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못할 나의 캡틴’, ‘당신이 그립습니다’ 등 고인을 그리워하는 한줄짜리 글귀가 담긴 노란 리본이 마을 입구부터 행사장 일대 곳곳에 수만개가 내걸렸다.

또 ‘사랑합니다. 그립습니다. 잊지않겠습니다’ 등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다양한 문구가 들어간 플래카드도 비에 젖은 채 추모객을 맞았다.

이날 추모객은 최소 1만명에서 3만명 정도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으나 추도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은 계속됐다.

최근 봉하마을에는 평일 3천~4천명, 주말에는 5천~1만명이 찾는 등 한달동안 10만여명이 다녀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전 대통령 추모 임시 제단 빗속 참배



0...이른 오전부터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추모객들은 굵은 봄비가 내리는 와중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임시 제단에서 차례로 헌화했다.

우산을 받쳐들거나 아예 비를 맞으면서 참배 순서를 기다리던 추모객들은 국화를 제단에 바치고 고개를 숙였다.

김해 장유에서 왔다는 한 추모객은 “아직 묘역이 개방되지 않아 임시 제단이지만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꽃을 바쳤다”며 “추도식이 끝나면 묘역에 다시 참배하고 추모글이 새겨진 박석을 꼼꼼하게 둘러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최측에서는 임시 제단에 추모객 발길이 계속되자 안전 및 진행요원을 배치해 빗속 헌화를 안내하는 모습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과 ‘상록수’로 경건한 분위기



0...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도식은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시작해 ‘상록수’로 마무리되면서 추모객들의 마음을 적셨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지난 18일 5.18 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식을 두 쪽으로 갈라지게 한 노래로, ‘시대와 맞지 않다’는 정부 판단에 따라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던 곡이다.

이날 임을 위한 행진곡은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장중한 선율로 불렸고 추모객들도 따라 부르며 경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1시간여의 추도식이 마칠 즈음에는 노 전 대통령이 상록수를 부르는 생전 모습이 영상으로 비쳐져 추모객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노무현 재단측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깨어있는 시민,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노래이자 동시에 살아남은 자들을 위로한 죽은 자의 노래이기도 하다.”며 “노 전 대통령이 시민들을 위해 보내는 전언과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 박석놓기..노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



0...노 전 대통령의 묘역 완공을 의미하는 마지막 박석놓기에는 고인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박석놓기에 참여한 1만5천명을 대신해 마지막 박석을 놓은 사람은 3대(代)가 함께 박석을 기부한 유복순씨 가족, 대통령을 사랑하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아들을 대신해 박석을 기부한 강정자씨가 선정됐다.

또 봉하마을과 대통령에게 오리농법을 전수한 주형로 선생, 대통령의 오랜 친구 원창희 씨도 마지막 박석을 놓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의 완성을 알렸다.

노무현 재단측은 “시민들의 참여와 기부를 통해 조성된 대통령 묘역이기 때문에 박석놓기 역시 시민들에 의해 마무리한다는 차원에서 이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여야 정치인ㆍ참여정부 인사 대거 출동



0...노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에는 여야를 비롯해 광역자치단체장 출마 후보,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출동했다.

정당 대표로 민주당에서 정세균 대표를 비롯해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창조한국당 송영오 대표,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 등 각 당 대표가 참석했다.

또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당을 대표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맹형규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덕룡 대통령실 국민통합특보가 자리했다.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로 출마한 한명숙(서울시장), 유시민(경기지사), 안희정(충남지사), 이광재(강원지사), 김정길(부산시장), 김원웅(대전시장), 김두관(경남지사) 등 후보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김원기ㆍ임채정 전 국회의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직무대행, 강금원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이사장, 송기인 신부, 이기명 전 후원회장, 이병완 전 비서실장, 이정우ㆍ김병준 전 정책실장, 백종천ㆍ송민순 전 안보실장 등 참여정부 및 친노인사 50여명도 참석했다.

이밖에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과 민주당에서 강기정, 김유정, 박주선, 백원우, 서갑원 등 국회의원 20여명도 추도식을 지켜봤다.

봉화산ㆍ봉하마을 전체가 추도식장



0...김해 봉하마을은 마을 전체가 추도식장으로 변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옆에 마련된 추도식장은 2천개의 의자가 놓여졌고 주변에 서서 추도식을 지켜보는 사람이 많았다.

이 때문에 추도식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추모객 중 일부는 봉화산 중턱에 올라가거나 마을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추도식을 지켜봤다.

한 추모객은 “비가 오는 상황에서 추모객이 든 우산에 가려 추도식을 자세히 볼 수 없었다.”며 “아쉬웠지만 마을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고인의 1주기를 기렸다”.고 말했다.



절절한 사연 담긴 박석글 낭독에 ‘눈물’



0...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도종환 시인의 추도사,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묘역헌정사를 듣고 눈시울을 붉힌 추모객들은 노 전 대통령을 향한 박석글 낭독에 이르자 여기저기 눈물을 쏟았다.

친노인사인 문성근ㆍ명계남씨가 번갈아 읽은 박석 추모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곳곳에 묻어났다.

‘제 심장이 뛰는 한 절대로 잊지않겠습니다’, ‘난생 처음 날 웃게 만든 정치인 노무현’, ‘당신은 나의 삶의 새김이다’, ‘영원히 함께 하련다 바보 노무현’, ‘꿈을 심어준 대통령을 그리며 얇은 돌 하나 당신 곁에 놓습니다’, ‘한시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등의 글귀를 문성근ㆍ명계남씨가 울먹이며 낭독했다.

그러자 추도식장 곳곳에서는 추모객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삼켰고, 낭독 말미에는 이곳 저곳에서 “사랑합니다”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노 전 대통령 묘역 개방..대기 행렬 수백미터



0...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이 끝나고 묘역이 일반에 개방되자 참배하려는 추모객들이 몰려들면서 묘역 주변에는 수백m의 줄이 순식간에 생겨났다.

이른 오전부터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추모객들은 대부분 묘역 입구의 임시 제단에서 빗속 참배를 했으나 묘역이 개방되면서 새로 참배하려는 추모객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추모객 중 일부는 자신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을 담은 박석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보며 고인의 뜻과 이상을 되새기는 모습이었다.

노 전 대통령 묘역에는 고인을 기리는 글귀가 담긴 1만5천개의 얇은 돌이 깔려졌고 이날 추도식에서 마지막 박석놓기 행사가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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