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代에 걸쳐 성폭행 당했다”…母女의 절규

“2代에 걸쳐 성폭행 당했다”…母女의 절규

입력 2010-05-26 00:00
수정 2010-05-2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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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당해 낳은 딸도 가해자 아들에 또 당해”

“저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딸마저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하늘을 보고 살 수 있겠습니까.”장모(57)씨는 26일 정신장애를 앓는 딸(35)을 데리고 부산지검을 찾아 성폭행범을 처벌해 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다.이번이 5번째이자 마지막 고소장이다.

 고소의 내용은 2003년 4월부터 6월까지 3차례에 걸쳐 배다른 오빠인 김모(42.가명)씨에게 성폭행당했다는 것이다.

 딸은 장씨가 1974년 지인을 통해 만난 김씨의 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해 낳은 터라 그의 억울함은 더 컸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며 활달하기만 했던 딸은 이 사건으로 정신분열증을 앓게 됐고 10개월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돈을 노리고 술을 먹인 후 저를 성폭행해 딸을 낳게 하였는데 1970년대만 하더라도 가족들이 이런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했습니다.그는 딸이 2살 때 교통사고로 숨졌지만 이후 금전문제 때문에 가해자 가족을 알게 됐는데 15년 만에 연락 온 이복 오빠(당시 35세)에게 제 딸(당시 28세)마저 성폭행당할 줄이야...” 장씨는 병원에 입원한 지 6개월 만에 딸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리를 듣고 2004년 2월 부산연제경찰서에 처음 가해자를 고소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각계 고소와 탄원서를 제출했다.

 장씨는 성폭행 정황을 목격한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증거와 증언을 모아 처벌을 요구했지만,매번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되거나 각하결정됐다.

 ‘오피스텔 문틈 사이로 김씨가 반항하는 딸을 성폭행하는 것을 목격했다.’라는 목격자 진술도 아무 소용 없었다.

 2006년에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경찰이 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피해자를 보호자 입회 없이 대질조사한 점은 적법한 절차가 아니다.”라는 통보를 받았지만,이후 수사에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성폭행 사실을 안 시기가 너무 늦었고,정신분열증을 앓는 딸의 일관되지 않은 초기 진술이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면서 부산까지 수십 번을 다녀갔다는 장씨는 “공소시효(7년)가 다음 달 23일이면 끝납니다.이번에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겠습니까”라며 딸의 손을 잡고 검찰청사를 떠나 다시 서울로 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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