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초기진화 미숙’ 불만에 소방당국 “최선 다했다”
1일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내 초고층 주거용 오피스텔인 우신 골든스위트 아파트 4층에서 시작된 작은 불이 건물의 상당부분을 폐허로 만들 정도의 대형화재로 확산한 것을 두고 주민들은 소방당국의 미온적인 초기대응 때문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입주민 대표인 김성진씨는 “화재 초반에 소방차가 다수 출동했지만 1대만 물을 뿌리고,나머지는 가만히 있었다.”라면서 “초기진화만 잘했어도 불이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입주민 김모(53.여)씨는 “4층에서 처음 불이 났을 때는 대수롭지 않은 작은 불로 생각했었다.”라면서 “신고만 요청하고,당초 예정대로 외출을 할까 하고 고민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불이 고층으로 번지기전에 소방관들이 왔기에 5~6층 유리를 깨고 빨리 불을 끄면 될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소방관들은 ‘동의가 필요하다’면서 미적거렸고,그 사이에 불길이 통로를 타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입주민 홍모(54)씨도 “불이 났을 때부터 현장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목격자들의 말에 따르면 주민들이 ‘빨리 유리창을 깨고 화재를 진압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지만 소방관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라면서 “소방당국도 초기에는 이번 불을 가볍게 본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격앙된 주민들은 소방당국이 오후 3시30분께 이번 화재에 대한 브리핑할 때도 “거짓말하지 마라.초기진화를 제대로 안했지 않느냐.”라고 고함을 지르며 소방 관계자들과 거친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소방 관계자는 “초고층 건물의 경우 현장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면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자마자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외장재에 포함된 폴리염화비닐 성분 때문에 불의 확산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던 것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민들이 현장지원 인력 등을 보고,진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오해한 것같다.”라면서 “초기진화를 잘못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어쨌든 이날 오전 11시33분께 아파트 동관 4층에 있는 미화원 작업실 또는 세탁실 쪽에서 시작된 불은 중앙계단 환풍 통로와 외벽을 타고 번지면서 삽시간에 건물 상당부분이 불탔고 불길은 5시간 이상 잡히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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