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차단막 역할 ‘톡톡’
1993년 한국에 처음 입국한 Z(40)씨는 4년간 불법체류를 하다 강제출국됐다. 하지만 Z씨는 그 후 다른 사람 명의의 위명여권으로 수차례 재입국했고, 위장 투자, 주민등록증 위조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그는 지난달 다시 관광객으로 가장해 입국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공항에서 신분이 들통나 입국을 거부당했다. ‘외국인 지문확인시스템’에 걸려든 것이다.
외국인 지문확인시스템이 외국인 범죄 차단막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1일 이 시스템을 가동한 지 한 달 만에 불법 입국하려던 범죄전력자 60명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내년 말 이 시스템이 전면적으로 확대되면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시스템을 통해 입국이 거부된 외국인들은 주로 과거 국내에서 성매매, 마약류 관련법 위반, 위조 주민등록증 사용, 불법체류 등의 이유로 강제 출국된 범법자들.
지금까지는 이들이 위명여권으로 다시 입국할 경우 색출할 방법이 없었다. 육안으로는 여권 위조 여부를 판별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문확인시스템은 입국 외국인 중 우범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선별해 지문과 얼굴 정보를 대조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이들의 입국을 차단할 수 있다.
분실된 여권 사용자, 여행 경로가 특이하거나 입국 목적이 불분명한 자들이 주요 확인 대상이다.
법무부는 이 시스템을 단계별로 확대해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에 석 달 이상 장기 체류하는 17세 이상의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내년 말에는 입국 외국인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시스템 도입으로 신분을 세탁한 외국인 우범자의 입국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면서 “외국인 범죄자들의 입국을 막아 범죄를 원천 차단함으로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공적인 개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10-10-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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