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지키는 태광…이호진 회장은 ‘은둔의 오너’

‘침묵’ 지키는 태광…이호진 회장은 ‘은둔의 오너’

입력 2010-10-15 00:00
수정 2010-10-1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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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을 둘러싼 의혹이 검찰 수사를 계기로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지만 정작 사건의 장본인인 태광그룹은 이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을 하고 있지 않아 의혹만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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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불법 상속 의혹’ 태광그룹 압수수색  서울서부지검이 태광그룹의 불법 상속ㆍ증여 의혹과 관련해 13일 오전 서울 장충동 태광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태광그룹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檢 ‘불법 상속 의혹’ 태광그룹 압수수색
서울서부지검이 태광그룹의 불법 상속ㆍ증여 의혹과 관련해 13일 오전 서울 장충동 태광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태광그룹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검찰은 태광그룹의 이호진(48) 회장이 고등학생 아들에게 편법 증여를 했고 이 회장이 선대로부터 상속받으면서 차명 계좌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또 태광그룹의 케이블방송 계열사 티브로드가 지난해 1월 경쟁사인 큐릭스를 인수한 시점을 전후해 관련법의 독점 제한 조항을 완화하려고 정관계 인사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처럼 자신에 대한 의혹이 하루가 다르게 터져나오고 있지만 태광그룹 측은 “모르는 일” 또는 “언급하지 않겠다”는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태광그룹은 태광산업,대한화섬 등 52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40위권(자산 15조원)의 만만치 않은 규모를 가진 기업집단이지만 다른 곳과 달리 대외 홍보조직이나 담당 임직원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15일 “우리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아는 정도”라며 “회장이 관련된 일이라 이들 의혹을 사후 확인할 방법도 없고 이에 대응을 어떻게 하라는 지침을 내릴 만한 임원도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언론 인터뷰나 재계의 공식행사에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오너’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그룹 주력사인 태광산업 홈페이지는 거의 1년전인 지난해 11월 올려진 2009년 3분기 경영실적 보고서가 최신 정보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이 됐지만 원료나 중간재를 주로 생산하는 탓에 일반 소비자에게도 생소하다.계열사인 흥국생명 정도가 일반인에게 그나마 널리 알려진 정도다.

 태광그룹이 화제가 된 것은 지난해 3월 티브로드 직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파견된 청와대 행정관을 성접대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을 때였다.당시에도 태광그룹은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좋은 일도,나쁜 일도 외부로 드러내 구설에 오르지 않겠다’는 게 태광그룹의 전통”이라며 “이 회장 등 핵심 인사 몇몇이 폐쇄적으로 경영해 이번처럼 민감한 일은 이들 외엔 정말 모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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