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과 한화그룹 총수의 비자금 의혹을 파헤치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원곤 부장검사)가 26일 두 그룹의 ‘2인자’를 소환조사해 시선을 끌었다.
이번 소환은 그룹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한 지 40여일(한화)과 10여일(태광)이 지난 시점에서 이뤄져 검찰 안팎에선 수사가 곧 의혹의 ‘정점’에 다가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사팀인 서부지검 형사5부가 대기업 비자금 사건을 두 건이나 맡는 바람에 수사인력이 부족하고, 비자금 실체를 찾아낸다 하더라도 돈의 용처와 로비 의혹은 미제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부지검은 26일 오전 태광그룹의 오용일(60) 부회장을 불러 10여시간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오 부회장은 이호진(48) 회장의 최측근으로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관리와 핵심 사업을 챙겨온 그룹의 2인자로 꼽힌다.
검찰은 같은 날 한화그룹 금춘수(57) 경영기획실장을 불러 김승연 회장 소유의 자금 수백억원이 조성된 경위와 출처를 조사했다.
금 실장은 1978년 입사 이래 오랜 기간 김 회장을 보좌한 가신으로,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을 총지휘하며 그룹의 실세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달 16일과 이달 13일 한화와 태광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공개수사에 착수한 서부지검은 이후 방대한 자료 분석과 수십명의 참고인 조사에만 매달려 ‘수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얘기가 분분했다.
특히 태광 수사는 초반 ‘속전속결’ 분위기로 급피치를 올리다 갑자기 속도를 줄여 정체 상태에 빠진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았다.
하지만 서부지검은 오 부회장과 금 실장 조사에 대비해 그동안 치밀한 조사계획을 짜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입에서 비자금 운용과 관련된 결정적 진술을 확보하고자, 앞서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수집한 모든 단서를 토대로 빠져나가기 어려운 촘촘한 그물망을 쳐둔 셈이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두 2인자의 소환을 계기로 의혹의 ‘몸통’인 태광 이 회장과 한화 김 회장 일가의 조사 일정이 곧 결정돼 검찰 수사가 클라이맥스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두 그룹에 대한 동시 수사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여전하다.
우선 재경지검의 한 부서가 유력 대기업 두 곳을 수사하면서 극심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데다 수사팀도 피로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부지검 형사5부는 애초 기존 검사 5명에다 대검 중수부 등지에서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지원군’으로 검사 여럿을 수혈받아 ‘태광팀’ ‘한화팀’ 이원 체제를 운영했다.
그러나 중수부가 최근 C&그룹 수사에 돌입하면서 추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데다, 사건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증거 분석량이 급증해 수사팀의 격무가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칼날이 로비 의혹 규명 쪽으로 쉽게 접근하지 못하자 검찰은 자칫 ‘용두사미 수사’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부담마저 느끼고 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아직 비자금을 어디에 썼는지 용처 입증이 어려운 단계”라고 검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게다가 태광과 한화 측이 수사 초기부터 ‘선대회장이 물려준 자산 등을 관리하다 법적 오해를 받았다’며 로비용 비자금 의혹을 완강히 부인해 단서 확보도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검찰이 결국 두 그룹의 비자금을 밝혀내도 세금포탈과 배임 등 혐의만 적용하고, 정관계 로비 의혹은 규명불가 상태로 남을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비자금 규모도 최소 1조원이라는 세간의 추측과 달리 태광이 수천억원, 한화가 수백억원대로 정리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도 나돈다.
이와 관련해 서부지검 관계자는 “예측은 수사에 의미가 없다. 원칙에 따라 차근차근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번 소환은 그룹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한 지 40여일(한화)과 10여일(태광)이 지난 시점에서 이뤄져 검찰 안팎에선 수사가 곧 의혹의 ‘정점’에 다가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사팀인 서부지검 형사5부가 대기업 비자금 사건을 두 건이나 맡는 바람에 수사인력이 부족하고, 비자금 실체를 찾아낸다 하더라도 돈의 용처와 로비 의혹은 미제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부지검은 26일 오전 태광그룹의 오용일(60) 부회장을 불러 10여시간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오 부회장은 이호진(48) 회장의 최측근으로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관리와 핵심 사업을 챙겨온 그룹의 2인자로 꼽힌다.
검찰은 같은 날 한화그룹 금춘수(57) 경영기획실장을 불러 김승연 회장 소유의 자금 수백억원이 조성된 경위와 출처를 조사했다.
금 실장은 1978년 입사 이래 오랜 기간 김 회장을 보좌한 가신으로,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을 총지휘하며 그룹의 실세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달 16일과 이달 13일 한화와 태광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공개수사에 착수한 서부지검은 이후 방대한 자료 분석과 수십명의 참고인 조사에만 매달려 ‘수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얘기가 분분했다.
특히 태광 수사는 초반 ‘속전속결’ 분위기로 급피치를 올리다 갑자기 속도를 줄여 정체 상태에 빠진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았다.
하지만 서부지검은 오 부회장과 금 실장 조사에 대비해 그동안 치밀한 조사계획을 짜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입에서 비자금 운용과 관련된 결정적 진술을 확보하고자, 앞서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수집한 모든 단서를 토대로 빠져나가기 어려운 촘촘한 그물망을 쳐둔 셈이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두 2인자의 소환을 계기로 의혹의 ‘몸통’인 태광 이 회장과 한화 김 회장 일가의 조사 일정이 곧 결정돼 검찰 수사가 클라이맥스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두 그룹에 대한 동시 수사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여전하다.
우선 재경지검의 한 부서가 유력 대기업 두 곳을 수사하면서 극심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데다 수사팀도 피로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부지검 형사5부는 애초 기존 검사 5명에다 대검 중수부 등지에서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지원군’으로 검사 여럿을 수혈받아 ‘태광팀’ ‘한화팀’ 이원 체제를 운영했다.
그러나 중수부가 최근 C&그룹 수사에 돌입하면서 추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데다, 사건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증거 분석량이 급증해 수사팀의 격무가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칼날이 로비 의혹 규명 쪽으로 쉽게 접근하지 못하자 검찰은 자칫 ‘용두사미 수사’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부담마저 느끼고 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아직 비자금을 어디에 썼는지 용처 입증이 어려운 단계”라고 검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게다가 태광과 한화 측이 수사 초기부터 ‘선대회장이 물려준 자산 등을 관리하다 법적 오해를 받았다’며 로비용 비자금 의혹을 완강히 부인해 단서 확보도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검찰이 결국 두 그룹의 비자금을 밝혀내도 세금포탈과 배임 등 혐의만 적용하고, 정관계 로비 의혹은 규명불가 상태로 남을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비자금 규모도 최소 1조원이라는 세간의 추측과 달리 태광이 수천억원, 한화가 수백억원대로 정리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도 나돈다.
이와 관련해 서부지검 관계자는 “예측은 수사에 의미가 없다. 원칙에 따라 차근차근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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