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의 C&그룹 수사가 중대 갈림길을 맞고 있다.
1천억원대의 사기대출과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구속된 임병석(49) 회장의 개인비리 사건에 머물지,정·관계 로비의 단서가 확보되면서 관련자들이 줄줄이 소환되는 ‘게이트급’ 사건으로 비화될지 이번주에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검찰은 임 회장의 구속기간을 11월10일까지로 연장했다.최장 20일인 구속기간을 고려하면 검찰이 승부를 펼칠수 있는 기간은 이제 열흘이 남은 셈이다.
기소 이후에도 수사는 계속할 수 있지만,그 이전에 임 회장의 자백을 받아내거나 로비 의혹의 증거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수사는 사실상 실패작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이번 수사가 실패한다면 박연차 수사 이후 수사권을 스스로 반납하는 수모를 겪었던 중수부는 다시 한번 존폐 논란에 휩싸일지도 모를 일이다.중수부가 ‘죽기살기’로 ‘게이트’의 열쇠를 찾아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관건은 ‘임병석의 입’=수사의 성패나 방향을 좌우할 결정적인 변수는 역시 임 회장의 ‘입’이다.
임 회장은 현재 계열사 간의 부당거래 혐의는 “어쩔 수 없는 경영상 판단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횡령이나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일일보고서’ 등으로 계열사들의 주요 업무를 직접 챙긴 탓에 외부 조력 없이도 비자금의 흐름을 쫓는 검찰의 추궁에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검찰은 지난 21일 C&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임 회장을 체포할 때 ‘횡령’ 혐의로 영장을 받았으나 이틀 뒤 영장실질심사에서는 경영상 ‘배임’과 ‘사기’ 혐의만 내세웠다.또 27일에는 C&중공업과 광양예선을 추가로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검찰 주변에서는 C&그룹을 장기간의 내사한 중수부가 나름대로 자신있게 재가동의 깃발을 올렸다가 초반부터 벽에 부딪힌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회계장부에서 사라진 1천억원대의 자금을 임 회장이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이란 혐의 입증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임 회장의 강력한 저항으로 기본 혐의 입증조차 쉽지 않게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다음 단계인 특혜금융이나 구명로비 의혹은 물론 사건의 ‘몸통’에 해당하는 정·관계 수사가 물건너가는게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진다.
그러나 검찰은 여전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수사팀 관계자는 “우리 일정대로 모든게 잘 풀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수사가 의외로 쉽지 않을 수가 있다는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다.회사가 사실상 망해버린 상황에서 임회장이 굳이 수사에 협조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는 시각과 궤를 같이 한다.
거물급 정치인들을 줄줄이 법정에 세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는 목숨걸고 지켜야 할 사업이 있었지만,임 회장은 입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모든 것을 안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
◇ 비자금 단서 찾아낼까=11일째로 접어든 C&그룹 수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검찰은 임 회장의 회사 자금을 빼돌려 조성했을 것으로 보는 비자금의 향방을 쫓고 있다.
C&그룹이 C&중공업 등 계열사의 해외법인과 광양예선,남부아이앤디 등 그룹 외곽의 관계사를 통해 수상한 자금거래를 한 정황을 파악하고,이들 회사가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동시에 검찰은 C&그룹이 금융권에서 1조3천억원의 특혜성 자금을 끌어들인 경위를 캐고 있다.
수사팀은 C&중공업 등이 2007~08년 우리은행에서 2천200억여원을 대출받을 때 박해춘 우리은행장과 동생 박택춘 C&중공업 사장이 현직에 있었고,우리은행의 여신 담당 직원들이 대출심사서류를 조작해 대출 승인을 해준 사실 등을 확인했다.
이밖에도 농협,대구은행,메리츠화재 등 1,2금융권과 수출보험공사 등에서 광범위한 특혜성 자금지원이나 분식회계를 이용한 사기대출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해 금융권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임 회장과 함께 인수·합병 업무를 주도한 C&그룹의 기획·재무 담당 전·현직 임원 20~30명을 불러서 조사해온 검찰은 이번 주부터는 특혜성 자금지원 의혹을 사는 금융권 인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본격화한다.
임 회장의 변호인인 안식 변호사는 31일 “아마 정·관계 로비로 나갈지 아니면 배임 등 임 회장 개인비리로 갈지 이번 주 수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정·관계 로비로 갈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다”며 “임 회장이 개인적으로 회사가 어려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누구한테 돈을 주고 한 것은 결코 없었다더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1천억원대의 사기대출과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구속된 임병석(49) 회장의 개인비리 사건에 머물지,정·관계 로비의 단서가 확보되면서 관련자들이 줄줄이 소환되는 ‘게이트급’ 사건으로 비화될지 이번주에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검찰은 임 회장의 구속기간을 11월10일까지로 연장했다.최장 20일인 구속기간을 고려하면 검찰이 승부를 펼칠수 있는 기간은 이제 열흘이 남은 셈이다.
기소 이후에도 수사는 계속할 수 있지만,그 이전에 임 회장의 자백을 받아내거나 로비 의혹의 증거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수사는 사실상 실패작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이번 수사가 실패한다면 박연차 수사 이후 수사권을 스스로 반납하는 수모를 겪었던 중수부는 다시 한번 존폐 논란에 휩싸일지도 모를 일이다.중수부가 ‘죽기살기’로 ‘게이트’의 열쇠를 찾아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관건은 ‘임병석의 입’=수사의 성패나 방향을 좌우할 결정적인 변수는 역시 임 회장의 ‘입’이다.
임 회장은 현재 계열사 간의 부당거래 혐의는 “어쩔 수 없는 경영상 판단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횡령이나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일일보고서’ 등으로 계열사들의 주요 업무를 직접 챙긴 탓에 외부 조력 없이도 비자금의 흐름을 쫓는 검찰의 추궁에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검찰은 지난 21일 C&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임 회장을 체포할 때 ‘횡령’ 혐의로 영장을 받았으나 이틀 뒤 영장실질심사에서는 경영상 ‘배임’과 ‘사기’ 혐의만 내세웠다.또 27일에는 C&중공업과 광양예선을 추가로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검찰 주변에서는 C&그룹을 장기간의 내사한 중수부가 나름대로 자신있게 재가동의 깃발을 올렸다가 초반부터 벽에 부딪힌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회계장부에서 사라진 1천억원대의 자금을 임 회장이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이란 혐의 입증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임 회장의 강력한 저항으로 기본 혐의 입증조차 쉽지 않게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다음 단계인 특혜금융이나 구명로비 의혹은 물론 사건의 ‘몸통’에 해당하는 정·관계 수사가 물건너가는게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진다.
그러나 검찰은 여전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수사팀 관계자는 “우리 일정대로 모든게 잘 풀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수사가 의외로 쉽지 않을 수가 있다는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다.회사가 사실상 망해버린 상황에서 임회장이 굳이 수사에 협조해야 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는 시각과 궤를 같이 한다.
거물급 정치인들을 줄줄이 법정에 세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는 목숨걸고 지켜야 할 사업이 있었지만,임 회장은 입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모든 것을 안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
◇ 비자금 단서 찾아낼까=11일째로 접어든 C&그룹 수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검찰은 임 회장의 회사 자금을 빼돌려 조성했을 것으로 보는 비자금의 향방을 쫓고 있다.
C&그룹이 C&중공업 등 계열사의 해외법인과 광양예선,남부아이앤디 등 그룹 외곽의 관계사를 통해 수상한 자금거래를 한 정황을 파악하고,이들 회사가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동시에 검찰은 C&그룹이 금융권에서 1조3천억원의 특혜성 자금을 끌어들인 경위를 캐고 있다.
수사팀은 C&중공업 등이 2007~08년 우리은행에서 2천200억여원을 대출받을 때 박해춘 우리은행장과 동생 박택춘 C&중공업 사장이 현직에 있었고,우리은행의 여신 담당 직원들이 대출심사서류를 조작해 대출 승인을 해준 사실 등을 확인했다.
이밖에도 농협,대구은행,메리츠화재 등 1,2금융권과 수출보험공사 등에서 광범위한 특혜성 자금지원이나 분식회계를 이용한 사기대출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해 금융권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임 회장과 함께 인수·합병 업무를 주도한 C&그룹의 기획·재무 담당 전·현직 임원 20~30명을 불러서 조사해온 검찰은 이번 주부터는 특혜성 자금지원 의혹을 사는 금융권 인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본격화한다.
임 회장의 변호인인 안식 변호사는 31일 “아마 정·관계 로비로 나갈지 아니면 배임 등 임 회장 개인비리로 갈지 이번 주 수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정·관계 로비로 갈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다”며 “임 회장이 개인적으로 회사가 어려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누구한테 돈을 주고 한 것은 결코 없었다더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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