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5시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보광훼미리마트 본사 건물 4층에서 근무하던 남기형(41)씨는 맞은편 건물에서 불이 났다는 동료의 말에 창문을 통해 내다봤다.
비상구에서 연기가 새 나오고 있었다.동료와 사무실에 있던 간이소화기 2개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간 순간 불길이 확 번졌고 건물 안에는 시커먼 연기가 들어차기 시작했다.
불이 난 건물 3층의 작은 창으로 네댓 명이 모여 살려달라고 처절하게 외쳐대고 있었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불 끌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그 모습을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남씨는 직접 소방차에 다가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으니 사다리차를 대 달라”고 했다.
22일 발생한 삼성동 화재 현장에서 사다리에 올라 시민을 구한 남기형(41)씨가 이야기 도중 잠시 사고 순간을 떠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그 와중에 연기는 점점 자욱해졌고 살려달라고 소리치던 사람들은 이제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고 작은 창문에 얼굴만 들이밀고 있었다.
연기가 빠져나가게 하려면 작은 창 위에 있는 큰 통유리라도 깨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남씨는 마침 건물 앞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망설임 없이 사다리차에 올랐다.
남씨는 “내가 힘이 세서 한 번에 깨질 줄 알았는데 세 번만에야 깨지더라”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리창이 깨지자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와 숨을 쉴 수가 없었다.잠시 얼굴을 돌렸다가 다시 유리를 깨고 사람이 나올만한 구멍을 만들어 두 명이 밖으로 나오도록 도왔다.
세 사람이 올라타니 사다리가 휘청했다.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뒤따라 내려오라고 한 뒤 앞서서 사다리차로 내려와 대여섯 명이 무사히 내려오는 것을 지켜보며 기다렸다.
마지막에 내려와 사다리차 위에서 기절한 여성을 안아 구급대원에게 전하고 나서야 오른손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을 알았다.
남씨는 회사 동료와 함께 인근 병원으로 갔다가 다른 응급환자가 많은 것을 보고 행당동의 병원으로 옮겨 끊어진 네 번째 손가락 인대를 접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23일 병실에서 만난 남씨는 “작은 창문에서 매달려 살려달라고 외치는 사람들의 입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뒤늦게 병원으로 달려온 아내도 자초지종을 듣고 “그렇게 무모하게 달려든 것에 비해서는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만 했다.
남씨는 “통유리가 얼굴에 쏟아지기라도 했다면 큰일 날 뻔 하긴 했다”며 “제가 본 사람들은 무사히 다 내려와 다행이긴 하지만 오늘 안 좋은 소식도 들려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비상구에서 연기가 새 나오고 있었다.동료와 사무실에 있던 간이소화기 2개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간 순간 불길이 확 번졌고 건물 안에는 시커먼 연기가 들어차기 시작했다.
불이 난 건물 3층의 작은 창으로 네댓 명이 모여 살려달라고 처절하게 외쳐대고 있었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불 끌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그 모습을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남씨는 직접 소방차에 다가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으니 사다리차를 대 달라”고 했다.

연합뉴스

22일 발생한 삼성동 화재 현장에서 사다리에 올라 시민을 구한 남기형(41)씨가 이야기 도중 잠시 사고 순간을 떠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그 와중에 연기는 점점 자욱해졌고 살려달라고 소리치던 사람들은 이제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고 작은 창문에 얼굴만 들이밀고 있었다.
연기가 빠져나가게 하려면 작은 창 위에 있는 큰 통유리라도 깨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남씨는 마침 건물 앞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망설임 없이 사다리차에 올랐다.
남씨는 “내가 힘이 세서 한 번에 깨질 줄 알았는데 세 번만에야 깨지더라”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리창이 깨지자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와 숨을 쉴 수가 없었다.잠시 얼굴을 돌렸다가 다시 유리를 깨고 사람이 나올만한 구멍을 만들어 두 명이 밖으로 나오도록 도왔다.
세 사람이 올라타니 사다리가 휘청했다.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뒤따라 내려오라고 한 뒤 앞서서 사다리차로 내려와 대여섯 명이 무사히 내려오는 것을 지켜보며 기다렸다.
마지막에 내려와 사다리차 위에서 기절한 여성을 안아 구급대원에게 전하고 나서야 오른손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을 알았다.
남씨는 회사 동료와 함께 인근 병원으로 갔다가 다른 응급환자가 많은 것을 보고 행당동의 병원으로 옮겨 끊어진 네 번째 손가락 인대를 접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23일 병실에서 만난 남씨는 “작은 창문에서 매달려 살려달라고 외치는 사람들의 입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뒤늦게 병원으로 달려온 아내도 자초지종을 듣고 “그렇게 무모하게 달려든 것에 비해서는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만 했다.
남씨는 “통유리가 얼굴에 쏟아지기라도 했다면 큰일 날 뻔 하긴 했다”며 “제가 본 사람들은 무사히 다 내려와 다행이긴 하지만 오늘 안 좋은 소식도 들려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