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전교조 첫 회동…관계개선 단초?

교과부-전교조 첫 회동…관계개선 단초?

입력 2011-01-13 00:00
수정 2011-01-1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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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교사 대량 징계 등으로 전면전을 벌여온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수장이 14일 첫 회동을 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양측에 묘한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13일 교육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단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이 얼굴을 맞대고 각종 교육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는 것 자체가 교육계에서는 의미가 작지 않은 사건이다.

 현 정부가 들어선 뒤로 양측이 접촉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다.

 교과부와 전교조는 그동안 교원평가,전국 단위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교사 시국선언,민주노동당 가입 교사 문제 등 주요 교육정책,교육사건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해왔다.

 특히 교과부는 시국선언 교사 등을 대거 파면·해임하고,전교조는 이에 대해 위원장 단식농성,전국 순회 투쟁으로 맞서면서 양측은 거의 전면전 양상을 유지해 왔다.

 양측의 이번 첫 접촉은 전교조 새 집행부의 ‘노선 전환’ 선언에 따른 것이다.

 장 위원장은 ”투쟁 중심 노선에서 탈피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히고 그 과정 중의 하나로 교육 당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거론했다.

 장 위원장은 일부 조합원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있던 교육장관 퇴진운동 서명란을 삭제하는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교과부는 위원장이 먼저 인사 오겠다고 하는데 굳이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전교조의 진의가 (불리한 형세를 만회하려는 등의) 엉뚱한 곳에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다소 경계하는 분위기다.

 전교조는 이번 회동에서 논란이 된 단체교섭이나 교원평가,2009개정교육과정,고교다양화정책,무상교육 등을 비롯해 해직 조합원 복직 문제 등을 논의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교과부 측은 이에 썩 내켜 하지 않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계는 양측이 관계 개선의 실마리는 잡은 듯 보이지만,현 정부의 교육철학에 반대하는 전교조와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대변하는 교과부의 관계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우선 재판결과에 따라 민노당 가입교사들에 대한 대량 징계가 현실화되면 아무리 ‘투쟁 탈피’를 선언한 장 위원장이라도 내부의 강경한 여론을 무시하고 대화와 화해만 고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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