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 안훔쳤다’ 누명벗은 마트점원 사연

‘루이뷔통 안훔쳤다’ 누명벗은 마트점원 사연

입력 2011-02-05 00:00
수정 2011-02-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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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의 명품 지갑을 훔쳤다는 억울한 혐의로 기소된 마트 점원이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재판에서 누명을 벗었다.

 5일 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4월11일 오후 3시께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여직원 탈의실 사물함에 직원 정모씨가 넣어 둔 빨간색 루이뷔통 장지갑 1개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정씨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같은 마트에 근무하는 김모씨가 당시 빨간색 지갑을 가져나가는 것을 봤다는 동료 직원의 진술 등을 근거로 김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가 당시 마트 앞치마 주머니에 손을 넣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탈의실에서 나오는 모습이 녹화된 CCTV도 김씨에게 불리한 증거로 작용했다.

 김씨는 “시어머니와 통화를 하려고 탈의실에 들어갔을 뿐 지갑을 훔친 일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으나,검찰은 경찰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벌금 100만원에 김씨를 약식기소했다.

 서울서부지법도 목격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검찰의 구형대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면서 김씨의 유죄가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김씨의 요청으로 변호를 맡은 공단은 더 유력한 용의자가 있는데도 불분명한 목격자 진술만으로 김씨의 죄를 인정할 수는 없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정씨의 지갑이 없어진 당일 다른 직원들의 사물함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또다른 마트 직원 주모씨의 수첩에 정씨의 사물함 비밀번호도 적혀 있었는데 주씨를 놔두고 전과가 없는 김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것은 말이 안된다고 공단은 주장했다.

 재판이 열리자 공단 측 변호인은 도난당한 정씨의 장지갑과 같은 크기의 지갑,마트 앞치마 등을 법정에 들고나와 이 앞치마 주머니에 장지갑을 집어넣으면 CCTV에 찍힌 장면처럼 주머니에 손을 같이 넣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 냈다.

 결국 재판부는 김씨가 정씨의 장지갑을 훔쳤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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