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편지’ 조작…논란의 불씨는 여전

‘장자연 편지’ 조작…논란의 불씨는 여전

입력 2011-03-16 00:00
수정 2011-03-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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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16일 ‘장자연 편지’ 필적을 감정한 결과 故 장자연씨의 것과 상이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장씨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고 주장한 교도소 수감자 전모(31.가명 왕첸첸)씨의 자작극으로 결론짓고 부실수사 비난에서 벗어났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국과수가 필적감정의 최고 권위기관이기는 하지만 사설 감정원과 재판과정 등에서 감정결과를 놓고 종종 맞붙기도 해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국과수는 이날 언론브리핑을 통해 “감정한 편지 원본 등 문건에서 ‘거짓말’을 ‘거짖말’로 기재하고 ‘하듯’,‘버리듯’을 ‘하듣’,버리듣‘으로 기재하는 등 맞춤법을 틀리게 쓰는 습성이 공통적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SBS는 공인 문서감정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쌍 비읍이나 ’요‘자,’야‘자 등에서 장씨의 고유한 필기 습관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국과수 감정과는 별도로 SBS 외에 다른 언론사도 문서감정전문업체에 자체적으로 편지의 필적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따라 논란이 증폭될 수도 있다.

 한 사설 감정원 관계자는 “국과수와 민간 감정전문가가 결과를 다르게 내놔 양측의 감정서 전체를 봐야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과수는 원본으로 민간 감정전문가는 사본으로 감정한 것으로 알고있는데 원본의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편지가 조작됐다고 국과수가 발표함에 따라 재수사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그러나 전씨가 자작극임을 자백하지 않는 한 편지의 실제 작성자와 경위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을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는 “편지 원본의 필적과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씨로부터 압수한 적색 필적은 동일 필적으로 밝혀졌다”면서도 동일 필적이 전씨의 필적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문건이 각각 정자체와 흘림체로 돼 있어 대조자료로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전씨 외에 제3자 개입의혹도 있는 만큼 이 부분도 해소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씨가 신문스크랩에 적어놓은 글 중에 ’형님이 편지들을 접수했을 것‘이라는 표현이 있고,전씨가 재판부에 제출한 편지봉투 가운데 발신지가 서울로 된 31통 중 10여통은 장씨의 생활근거지와 관련없는 서울 수유3동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찰접견에 응했던 전씨가 15일에는 접견을 거부한데다,국과수 감정결과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장자연 편지‘ 사건의 전말은 속시원하게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수정 아주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장자연 자살사건과 관련한 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여론이 잠재돼 있었고 이번 ’장자연 편지‘로 여론이 다시 일며 파문을 일으킨 것”이라며 “아직 장자연 사건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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