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인체영향 미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측은 한반도에서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성물질이 검출될 수 있음을 보다 분명히 했다. 강원도에서 방사성물질인 제논(Xe)이 검출됐고, 28일 서울에서 요오드131마저 검출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로 오는 방사성물질이 건강에 해가 될 정도의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시각 차가 있다.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이번에 검출된 방사성 제논·요오드131의 유입 경로에 대해 “대부분의 방사성물질은 동풍을 타고 태평양으로 퍼진다. 극히 일부가 캄차카 반도에 만들어진 저기압을 타고 북극으로 흘러가 다시 시베리아를 거쳐 북한 쪽에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중국 헤이룽장성 3개 관측지점에서도 방사성물질인 요오드가 미량 검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헤이룽장성도 대기확산 컴퓨터 예측모델(HYSPLIT)로 분석한 예상 확산 경로에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소선섭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도 “편서풍은 주풍이지만 주풍 외에 다른 바람이 없다는 게 아니다.”라면서 “대기 대순환 원리에 따라 위도 30도 부근에서는 공기가 하강하는데 일부는 적도로, 일부는 북극으로 간다. 때문에 일본 방사성물질이 있는 공기가 적도나 북극으로 가게 되는데 이 공기가 우리나라로 오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도 “제논은 세슘 등 다른 방사성 물질에 비해 인체에 유해한 정도는 훨씬 낮지만 제논이 검출됐다는 것은 세슘 등 다른 물질도 우리나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전조로 볼 수 있어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사성물질이 국내에 들어오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 원장은 “우리나라에 방사성물질이 전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은 할 수 없다. 다만 건강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실제 바람이 일본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불고 후쿠시마 원전 2호기가 모두 노심이 용융돼 설계치의 30배에 달하는 방사성물질이 나올 경우를 가정해도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11-03-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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