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인 척 탑승 뒤 흉기 위협…”생활비가 없어서”
서울 동남권 일대에서 수개월간 택시 강도짓을 해 택시기사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중랑경찰서는 택시를 잡아탄 뒤 강도로 돌변해 택시기사에게 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로 이모(33.무직)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서울 강남구와 광진구 일대에서 총 5차례에 걸쳐 택시강도 범행을 저질러 1천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턴 혐의로 현상금 300만원이 내걸린 채 지명수배를 받아왔다.
이씨는 지난 6일 오전 0시30분께 중랑구 동부시장 입구에서 승객인 척하며 김모(56)씨의 개인택시를 잡아타고 경기도 남양주로 가자고 한 뒤 김씨를 흉기로 위협해 차를 세우게 하고 양손을 묶은 뒤 현금 11만원과 휴대전화, 체크카드를 훔쳤다.
김씨를 조수석에 앉힌 이씨는 직접 차를 몰고 다시 중랑구 망우동의 한 골목으로 와 편의점 현금인출기에서 10만원을 빼낸 뒤 택시를 버려두고 달아났으며, 이후 추가로 현금 4만원을 인출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택시기사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위협해 가진 돈을 빼앗고 미리 준비한 테이프로 손을 묶은 뒤 차를 몰아 편의점에서 현금카드로 돈을 인출해 달아나는 동일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경찰에서 “어머니가 고혈압과 천식이 있어 치료비가 많이 드는데 생활비가 없어 돈을 마련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종전과가 없는 이씨는 2년 전에도 개인택시를 잡아타고 기사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돈을 내놓으라고 위협했는데, 그때 기사가 ‘젊은 사람이 두번 다시 이런 짓 하지 말라’며 100만원을 건네자 이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경찰은 잇단 택시강도 사건을 수사하다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자 현금인출기에서 찍힌 CCTV 화면을 토대로 전단을 만들어 용의자를 공개수배했으며, 11일 밤 9시40분께 강남구 역삼동 길에서 잠복 도중 이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여죄를 캐는 한편 이날 오전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