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서류 꾸민 연주인단체 임직원 12명 적발

인기가요 음반의 지휘ㆍ반주 등 제작에 참여한 것처럼 거짓 서류를 꾸며 거액의 방송사용료와 음원복제 전송료를 타낸 음악연주인단체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내 가요의 저작인접권 서류를 조작해 방송보상금(사용료) 등을 부당 수령한 혐의(업무상 배임)로 대중음악연주인단체 송모(63) 회장 등 임직원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 등은 2006년 12월부터 작년 9월까지 지상파 3사 등 44개 방송사와 55개 음원업체에서 대중음악 28만여곡의 사용료 321억원을 징수한 뒤 유행곡 4천800여곡을 직접 지휘ㆍ연주한 것처럼 전산자료를 입력해 보상금 등 2억5천6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송씨는 사용료 중 129억원이 가입회원 4천여명에게 분배됐지만 나머지 190억원은 계좌에 남아있는 점을 알고 뮤지션 8명과 이 돈을 나눠갖기로 공모했다.

이들은 방송ㆍ음원 사용 횟수가 많아 ‘돈이 되는’ 히트곡 중 지휘자, 연주자 등이 등록돼 있지 않은 4천800여곡을 고른 뒤 가짜 서류를 만들었다.

이후 단체가 자체 구성한 검증위원회에서 형식적으로 확인서를 받고서 보상금 등을 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가요 한 곡당 빼낸 돈은 많게는 200만원에서 적게는 몇 만원이다.

이 단체 전 회장 윤모(69)씨 등 4명은 허위 서류인 줄 알면서도 보상금 분배 시스템에 전산 입력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이 단체는 국내의 모든 대중음악 28만여곡의 사용료를 받아왔지만, 참여 음악인의 정보가 있는 곡은 8만여곡에 불과해 20만여곡은 ‘주인없는 가요’로 방치돼왔다.

보상금도 단체와 신탁계약을 체결한 회원이나 지급을 요청하는 경우에만 나눠줘 권리가 있어도 보상금을 타가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이렇게 분배되지 않는 보상금은 3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해 문예진흥기금 등 공적자금으로 전환되는데 이들은 미분배금을 보관하는 사이 계속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적발된 이들이 부당 수령한 보상금 내역을 문화관광부에 통보하는 한편 다른 음악ㆍ연예단체도 보상금을 횡령한 사실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