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3,4호기 사고는 人災…전원공급 설계 허점

고리3,4호기 사고는 人災…전원공급 설계 허점

입력 2011-04-20 00:00
수정 2011-04-20 14:3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2개 모선 이격거리 10m..정비작업자 실수 드러나2013년 통합스위치야드 신설..전원공급체계 개선

19일 고리3, 4호기에서 외부전원공급이 중단되면서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된 사고는 작업자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서 빚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고리원전의 안전수칙과 안전시스템을 총제적으로 재점검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비작업자 착오로 빚어져” =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사고 원인과 관련 계획예방정비 중인 고리3호기에서 정비작업자가 착오로 활성화된 전력선을 건드려 순간적으로 전압강화가 발생해 외부전원이 차단돼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작업자들이 왜 초보적인 실수를 하고 착오를 일으켰는지, 안전수칙을 지켰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사고 순간 30년 경력의 조장과 직원 2명이 13.8㎸의 고전압이 차단된 전선일 줄 알고 건드렸다가 감전돼 화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자 중 한 명은 입원치료를 받고 있고 두 명은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또 현장에는 고리원전 직원들과 정비 전문업체인 한전KPS 직원들도 있었지만 작업자들의 착오를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원전은 자체 감찰조사를 통해 작업자들이 매뉴얼대로 작업을 했는 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고리2발전소 관계자는 “전기가 차단된 B전원계통을 정비해야하는데 A전원계통을 건드리면서 사고가 났다”면서 “전원계통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고 이격거리도 10m나 되는데 왜 착각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전책임자가 현장에서 작업자들을 상대로 안전교육을 했다”면서 “사고 당시 작업감독자는 다른 정비구간을 순찰중에 있었고 다른 직원들도 눈치를 채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전원 공급시스템 문제 = 고리원전측은 3.4호기가 외부변압기에서 발전소로 들어가는 2개의 전력모선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3호기와 4호기가 같은 전원계통을 사용해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원전 2기에 전원공급이 중단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3.4호기의 설계는 미국 회사에서 안전진단을 거쳐 도입했는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각 원전별로 전원을 공급받는 시스템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1호기와 2호기는 자체 발전 전력을 공급받고 여기에 문제가 생길 경우 외부 변전소에서 각각 전원을 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사고는 나지 않는다는 게 고리원전의 설명이다.

고리원전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쓰나미와 홍수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2013년 고지대에 4개 원전의 전원공급을 통제하는 통합스위치야드 신설을 계획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원전 관계자는 “전력계통에 문제가 생기면 고장전류로 인한 기기손상과 인명피해 등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게 중요한 데 이번에 차단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가 어디에서 났느냐에 따라 전원공급 중단 위치도 달라진다”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원계통의 개선점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3 / 5
학생들 휴대폰의 도청앱 설치 여러분의 생각은?
지난 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김하늘(8)양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가 3세 아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불안한 학부모들은 아이의 휴대전화에 도청앱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이 도청앱의 오남용으로 인한 교권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에 도청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남용이 우려된다.
안전을 위한 설치는 불가피하다.
3 / 5
3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