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정신선양대회 여는 사학자 이이화씨
동학농민운동의 함성이 한반도를 뒤덮은 지 117년 만에 이를 기리는 최초의 전국 규모 행사가 열린다. 25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동학농민혁명 유족회 등 동학 관련 23개 단체들이 개최하는 동학농민혁명 정신선양대회가 그것. 지금까지 전북·전남 지역 등에서 동학농민운동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지만 전국 규모 대회는 처음이다.사학자 이이화
동학농민운동의 횃불을 다시 들어올린 이는 원로 사학자 이이화(74)씨. 30년 가까이 동학농민운동을 연구해 온 이씨는 이번 대회의 대회장을 맡아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씨는 동학농민운동의 역사적 의의로 ‘평등’과 ‘자주’를 꼽았다. 그는 “동학농민운동은 신분질서를 없애고 여성의 권익을 보장했던 인간평등 사상을 기반으로 했다.”면서 “외세의 침탈에 저항하는 운동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사회에 평등을 이룩하고 분단 국가에서 자주적인 민족통일을 추구하는 것이 동학농민운동의 진정한 계승”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1980년대부터 동학농민운동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왔다. 역사문제연구소에서 활동하며 꾸준히 유적을 답사하고 관련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동학농민전쟁’(1994), ‘대접주 김인배 동학농민혁명의 선두에 서다’(2004) 등 치열했던 동학농민운동의 역사를 기록한 책들도 발간했다.
또 동학농민운동 100주년(1994년)에는 동학농민혁명 유족회 창립에 힘을 보탰는가 하면 2004년 동학혁명기념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아서는 ‘동학농민혁명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통과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전북 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의 ‘제4회 녹두대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가 차원의 보상 구체화할 것”
이런 이씨는 4월 25일을 기념일로 제정하기 위해 뛰고 있다. 1894년 음력 3월 20일에 있었던 1차 무장기포(茂長起包)를 기념해 양력 4월 25일을 동학농민운동 기념일로 제정하기로 하고 정부에 건의도 해놨다. 농민군에 대한 국가유공자 추서는 이씨와 동학 관계자들의 숙원이다. 이씨는 “지금까지 동학 관련 책 발간이나 학술발표, 기념사업 등을 통한 동학정신의 대중화에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동학 참여자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상을 구체화할 것”이라면서 “매년 4월 25일에 선양대회를 개최하면서 국가유공자 추서와 유족 보상 등에 대해 관련 정부 부처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2011-04-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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