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말린 사료’ 이전투구

‘포르말린 사료’ 이전투구

입력 2011-04-30 00:00
수정 2011-04-30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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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말린 사료 우유’ 논란이 업체 간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세균성 분유에 이어 ‘포르말린 사료 우유’로 또 한번 위기를 맞은 매일유업이 이번 사태의 원인 제공자로 한 경쟁업체를 노골적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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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들이 매일유업의 ‘포르말린 사료 우유’ 판매 중단을 발표한 가운데 29일 롯데마트 서울역점 유제품 매장에 이를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대형마트들이 매일유업의 ‘포르말린 사료 우유’ 판매 중단을 발표한 가운데 29일 롯데마트 서울역점 유제품 매장에 이를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포르말린 사료 우유 보도가 나온 28일 매일유업은 오후 늦게 해명 자료를 내고 사료의 안전성을 주장한 뒤 경쟁업체인 A사도 한때 포르말린이 첨가된 사료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토’를 달았다. 자료에는 A사가 사용했다는, 포르말린을 첨가해 경북대 여영근 교수가 국제특허를 낸 사료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첨부했다.

이에 대해 A사는 “말도 안 되는 물귀신 작전”이라며 “매일유업을 고소할 것”이라고 펄쩍 뛰었다. 매일유업도 ‘차라리 소송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낫다.’는 입장이어서 두 업체 간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매일유업과 A사는 우유·분유·기타 사업 비중이 30%대로 사업포트폴리오가 거의 비슷하다. 우유 시장 점유율도 매일유업 15%, A사 18%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매일유업의 A사 지목에는 이유가 있다. 매일유업이 사용한 호주산 포르말린 첨가 사료는 우유의 DHA 함량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유업은 이 사료를 먹여 키운 젖소의 원유로 생산한 ‘앱솔루트 W’가 A사의 경쟁제품보다 DHA 함량이 6배나 높다는 점을 홍보해 왔다. 이에 거북함을 느낀 A사가 농림수산식품부에 민원을 제기해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의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문제의 사료를 생산한 호주 업체가 국내 거의 모든 유업체 및 축산농가와 접촉했었다.”며 “대부분 안전성 우려 때문에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의 잇단 사고에 대해 2세 경영의 과도기에서 비롯됐다는 업계의 시각도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김정완 회장 취임 이후 창업주 김복용 회장 측근들을 물갈이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내홍’이 일련의 사태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11-04-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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