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웍스 박성훈 대표 등 5명 기소
호재성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선전술’과 외국자본과 결탁해 편법을 정상투자로 둔갑시키는 ‘위장술’, 전주(錢主)와의 수익금 5대5 배분 이면약정을 통한 ‘은닉술’.해외자원 개발업체 글로웍스 박성훈 대표(44.구속기소)가 총액 7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주가조작 사건을 저지르면서 동원한 대표적인 수법이다.
박씨는 1990년대 국내 최초의 온라인 음악사이트 ‘벅스뮤직’을 만들어 ‘벤처신화’를 일궜지만 이런 온갖 불법을 쓰다 한순간에 역대 최고액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31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에 따르면 박씨가 몽골 보하트 금광개발사업과 관련한 호재성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시작한 것은 2009년 4월.
그는 시세조종으로 글로웍스 주가를 545원에서 5개월 만에 2천330원으로 327%나 뛰게 만들었으며, 사업부진으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국제금융중개인 이모(44)씨를 통해 유대계 헤지펀드를 끌어들여 추가로 주가를 조작해 555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박씨는 또 투자회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김준홍 대표(44), 건설업자 조모(68)씨와 원금보장 및 5대5 수익 분배 등의 내용을 담은 이면계약서를 체결하고서 글로웍스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들여 행사하게 한 뒤 허위 공시로 주가가 급등하던 때 전량 매도해 각각 124억원, 24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가 주가조작으로 챙긴 부당 이득액은 총 703억원에 달했으며, 수익 분배 약정에 따라 이 가운데 62억2천만원은 김씨에게, 14억원은 조씨에게 각각 돌아갔다.
김씨 등과 체결한 ‘5대5 약정’은 공시의무를 회피할 수 있는데다 자기 자본을 투입하지 않고도 정상 투자가 이뤄진 것처럼 가장할 수 있어 일종의 ‘은닉계좌’로 작용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박씨의 범죄는 주가조작에 한정되지 않았다.
그는 2005년부터 작년 8월까지 글로웍스와 자회사인 글로웍스커뮤니케이션즈 자금ㆍ유가증권 791억원어치를 빼돌려 채무상환과 주식취득, 시세조종 종자돈 등으로 쓰기도 했다.
또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거액을 대출받으면서 글로웍스 등 명의로 약속어음을 발행하거나 보증서를 써 회사에 186억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9일 박씨를 구속 기소한 데 이어 주가조작에 가담한 김씨도 구속 기소했으며 이씨와 조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지난 3월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본사를 압수수색할 때 한 사무실 금고에서 발견한 175억원대 수표와 금괴에 대해 계좌추적과 유통 경로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최근 1천억원대 선물투자 손실을 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베넥스에 투자한 돈인지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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