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실의궤 등 반환 절차 차질없이 준비 ‘해외문화재 환수기구’ 내년 출범에 큰 기대”
문화재청 국외문화재팀에 첫 번째 미션(임무)이 떨어졌다. 일본 궁내청에 보관 중인 우리 도서를 무사히 가져와야 한다.
조선왕실의궤 등 도서 1205권에 대한 반환협정이 지난 4월 28일 일본 중의원(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 참의원까지 통과했다. 의회 걸림돌이 제거됨에 따라 일본 각의의 결정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마침 인터뷰 진행 중에 이길배 국외문화재팀장은 쪽지 한 장을 건네받았다. 일본 각의 결정이 일주일 연기됐다는 소식이었다. 형식적인 절차이긴 하지만 이 팀장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역력했다. 이 팀장은 “공식적으로 각의 결정이 나오는 대로 본격적인 실무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면서 “유물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안전하게 포장하고 운송하는 방법, 보존처리, 환영행사 등 모든 절차를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도서들은 일단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할 예정이다. 영구 보관 장소는 국민적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확정할 방침이라고.
일본 궁내청 도서 반환은 민간이 주축이 된 문화재 환수운동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공동의장 정념 스님·김원웅)가 전면에 나섰고, 문화재청이 측면 지원했으며, 외교통상부가 마무리 협상을 맡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 ‘해외문화재 환수 통합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배경이 됐다. 앞으로 정부는 국외문화재팀을 모태로 범(汎)민·관기구를 만들 작정이다. 지금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외교부 등으로 업무가 분산돼 있는 데다 지방자치단체도 저마다 시민단체와 함께 개별 문화재 환수위를 가동하고 있다.
이 팀장은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해 민간 부문 환수 활동 등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몫과 민간이 할 수 있는 몫은 조금 다르다.”면서 “올해 안으로 논의를 마치고 내년쯤 해외 문화재 환수기구가 출범하면 더욱 유기적인 협조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11-06-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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