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직거래 싸다’ G마켓서 3억 사기

‘현금 직거래 싸다’ G마켓서 3억 사기

입력 2011-06-17 00:00
수정 2011-06-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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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피해 방지 감시체계 부실 악용”



국내 유명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현금 직거래를 유인해 거액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해당 오픈마켓은 주말이나 휴일에 사기 피해 신고를 받는 직원이 없는 등 고객 피해 방지 체계가 허술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G마켓에서 현금 직거래로 물품을 구매하면 할인해 준다고 속여 3억원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 등)로 탁모(29)씨 등 8명을 붙잡아 2명을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달아난 2명을 쫓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탁씨 등은 인적사항을 도용한 사업자 등록번호로 G마켓에 ‘미니숍’을 개설하고 TV와 에어컨 등 값비싼 가전제품을 현금 직거래하면 10% 할인한다고 속여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260명으로부터 3억원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G마켓에서 사업자번호와 이름만 맞으면 실제 사업 여부와 관계없이 판매자로 인증된다는 점, 아울러 주말이나 휴일 등에는 고객센터가 휴무여서 사기 피해에 대한 조치가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

실제 이들은 금요일 오후 미니숍에 판매 물품을 올려놓고 ‘현금 결제하면 10% 할인해 드립니다. 주말ㆍ공휴일 정상 영업합니다’라는 문구를 띄워 고객을 유인하는 수법을 썼다고 경찰은 전했다.

G마켓은 고객에게 현금 직거래를 하지 말라고 고지하고 있으나 주요 경쟁사 오픈마켓들과 달리 주말에 고객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등 사기 피해 예방에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인터넷에는 G마켓에서 이같은 수법으로 가전제품 사기를 당한 910여명이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주말에 피해 신고를 해도 사기범이 줄행랑을 친 이후인 월요일 아침에나 판매중지 처리가 되는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들은 “오픈마켓이 24시간 운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현금 직거래에 책임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판매자 인증 절차와 모니터링 체계 등을 개선해 추가 피해를 막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직거래 유혹에 넘어간 것은 G마켓이 유명 오픈마켓이라는 점에서 신뢰할 만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사업자 인증과 사기 피해 감시 체계가 부실했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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