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반응
등록금 인하 요구가 거세지면서 대학들이 장학제도 개선안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학이 장학금을 늘리는 것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등록금 인하 해결책으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한다.17일 대학들이 내놓은 장학제도 개선안을 살펴보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서울대가 부모의 연소득 3800만원(50%) 이하인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을 감면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는가 하면 연세대는 가구소득과 대학생 자녀 수 등을 종합해 학비를 감면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익대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등록금의 50%를 경감해 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고려대도 현재 운영 중인 면학장학금 제도에 예산 10억원을 더 투입해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사립대 관계자는 “학교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장학금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학제도 개선이 반값 등록금 요구에 대한 응답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학혜택이 늘어나는 것은 반기면서도 이것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1년에 1000만원씩 되는 등록금에 고통받는 사람들은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도 포함된다.”면서 “장학지원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근본적으로 등록금을 인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산층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대학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도 “학교운영과 관계된 재단전입금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고, 시혜적으로 장학금을 얼마 더 준다는 것이 해결책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근본적으로 학교운영에 대한 투명성 확보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1-06-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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