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종군위안부의 분노와 상처를 담은 극단 나비의 연극 ‘나비-Comfort Women’은 2009년 8월 16일 대학로 소극장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 연극은 2005년 “일본이 (위안부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할 때까지 계속 공연하겠다.”며 초연에 들어갔지만 그 약속은 끝내 지키지 못했다. 제작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일본 무대에도 올리겠다던 목표도 함께 접어야 했다.
연출을 맡은 극단 나비의 방은미(52) 대표는 연극을 새로 올릴 때마다 저작권을 가진 미국의 기획사와 저작권 관련 협의를 해야 했고, 회당 수백만원의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했다. 또 대학로 공연장에서 1개월 공연하는데 대관료, 연습진행비, 개런티, 무대제작비 등 최소 1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했다. 그러나 ‘나비’가 대중성이 낮은 연극이었던 탓에 흥행에는 참패, 공연 수입만으로는 제작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결국 연극은 막을 내렸고, 그 후 2년의 세월이 흘렀다.
최근 방 대표는 이 연극을 되살릴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나비처럼 일본 위안부 문제를 직접 다룬 새로운 작품을 자체적으로 제작하기로 하고 대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품은 내년 8월쯤이면 무대에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방 대표는 “제목이 ‘나비2’가 될 이번 작품도 위안부 할머니들의 분노와 한, 상처 등을 통해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알리고, 그들이 저지른 전쟁범죄의 잔혹상을 고발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앞으로도 이 시대에 필요한 연극을 계속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힌 그는 “정부와 기업의 관심이 있으면 더 훌륭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텐데….”라며 돈 때문에 문화가 위축되고 역사가 왜곡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11-08-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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