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수 수경 사건미화 의혹을 재조사 중인 경찰이 당시 상황에 대해 일부 엇갈린 진술이 나와 대질과 거짓탐지기 조사에 나섰다.

경기경찰청은 동료 의경과 지휘관, 시민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10-12일 재조사를 벌인 결과, 상당수가 지난해 7월 사고 직후와 같은 진술을 했다고 12일 밝혔다.

영웅담을 꾸몄다는 일부 언론의 의혹보도와 배치되는 결과다.

김기동 경기청 수사2계장은 “지금까지 재조사에서 파악한 정황으로 볼때 제기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며 “다만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 중에 어감이 다른 표현과,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오늘부터 필요한 대상자들간 대질과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질과 거짓말탐지기 조사 대상자가 몇 명인지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다만, 재조사 진술과 사고직후 진술을 계속 비교 분석하고 있어 대상자 선별 작업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질과 거짓말탐지기 조사가 필요한 진술은 크게 두 가지로 확인됐다.

중대장의 무리한 지시가 있었는지, 사고를 미화하기 위해 회유가 있었는지와 관련해 일부 어감이 다르거나 엇갈린 진술을 한 부분이다.

경찰은 조 수경 수색시점에서 ‘A부관(경사)이 만약 민수가 죽었다면 시민을 구하려다 사망한 것이 명예롭고 좋다. 그렇게 알고 있어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일부 의경의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A부관은 ‘민수를 찾을 수 있으니 용기를 내자. 힘내자’라는 취지로 의경들에게 말했을 뿐이라고 재조사 과정에서 반박, 경찰이 당사자들간 대질과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해 진실을 가리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조 수경이 왜 안전지대에 있던 1소대 버스 쪽에서 70ｍ 떨어진 실종지점까지 혼자 이동했는지는 숨진 본인 외에는 알 수 없어 당시 동료 대원들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동기를 파악하고 있다.

진상조사를 토대로 경찰이 밝힌 사고 당시 상황을 보면 지난해 7월27일 폭우가 쏟아지던 오후 조수경은 숙소에 남아 짐을 지키고 있었고, 다른 동료들은 대부분 현장 근무를 나가 있었다.

3소대 숙소에는 조 수경을 포함해 2명, 1소대 숙소에 3명의 의경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저지대에 위치한 3소대 숙소에 물이 차오르자 대원들끼리 힘을 모아 1소대로 짐을 옮겼다.

1소대 숙소에도 곧 물이 차올라 무전을 쳤고, 약 5분 뒤 지휘요원(경찰관) 1명이 숙소에 도착했다.

이 경찰관이 숙소에 대피해 있던 민간인 5~6명과 대원 등 10여명을 인솔해 가까운 안전지대로 대피해 있던 1소대 버스 쪽으로 빠져 나왔다.

따라서 지휘관이 뒤늦게 숙소 탈출을 지시해 조 수경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는 일부 보도는 재조사를 통해 파악한 정황과 다르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기동 수사2계장은 “1소대 버스 주변에 대피해 있던 조 수경이 왜 실종지점까지 이동했는지는 본인만 아는 것”이라며 “하지만 2년간 그 지역에서 근무해 이동경로의 지형지물을 훤히 꿰고 있었던 조 수경이 길을 잘못 들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