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檢수사 두 갈래…정점서 만날까

돈봉투 檢수사 두 갈래…정점서 만날까

입력 2012-01-12 00:00
수정 2012-01-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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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비서 수사 만만찮아, 박 의장 귀국전까지 총력安 당협위원장 금품살포 시인…자금출처 캘 듯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두 갈래로 진행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고승덕 의원의 폭로로 촉발된 박희태 캠프의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류’로 본다면, 당협위원장을 통해 원외 조직에 뿌려진 금품살포 수사는 ‘지류’로 볼 수 있다.

검찰은 고 의원이 폭로한 의혹에 대해 기세등등하게 박희태 후보 캠프로 치고 들어가면서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해 원외 조직을 통한 ‘우회로’까지 단단히 다지는 모양새다.

양 갈래 수사의 칼끝은 공히 박희태 캠프 핵심부를 목표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시작점만 다를 뿐 정점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前비서 혐의 부인…檢 ‘만만찮네’ = 검찰은 여전히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인 고명진(40)씨가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고 의원실 김모 보좌관으로부터 돈 봉투를 되돌려받은 인물인 고씨가 고 의원실에 돈을 배달한 ‘뿔테 안경의 남성’이란 강한 의심도 품고 있다.

고씨가 돈을 건넨 인물이란 사실만 확인되면 수사는 급속도로 빨라질 수 있다.

누가 돈을 건네라고 지시했는지, 쇼핑백에 ‘잔뜩 들었다는’ 또 다른 돈 봉투를 어느 의원에게 돌렸는지 등 사건의 실체 파악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현재 고 의원실에서 돈을 돌려준 과정은 어느 정도 얼개를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가 돈 봉투를 돌려받은 사실을 보고한 사람이 누구인지, 이어 고 의원에게 전화를 건 인물이 누구인지를 파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돈 봉투를 전달한 쪽에 대한 진척은 더딘 편이다.

고씨가 여전히 입을 꾹 닫고 있기 때문이다. 고씨는 전날 고강도 조사에서도 돈 전달자가 본인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도 12일 “돈 전달자가 특정이 잘 안 된다. 고씨가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부터 고씨를 불러 재차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고씨 조사에 이어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과 박 의장 전 보좌관 조모씨 등에 대한 조사도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조사는 오는 18일 박 의장 귀국 전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입 여는’ 安…고삐 죄는 수사 = 검찰이 주목하는 또 다른 인물은 안병용(54)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이다.

안씨는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의 최측근으로 2008년 18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그해 7월 전대 때 박희태 캠프에 합류해 서울·수도권 원외 조직을 관리했다.

안씨는 당시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 건네라며 자신이 관리한 지역구 구의원 5명에게 현금 2천만원을 건넨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은 안씨를 상대로 실제로 금품을 살포하라고 구 의원들에게 돈을 건넸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한 결과, 상당 부분 혐의를 시인하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가 “(안씨 쪽은) 조사에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돈을 받은 구의원들은 이를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아침 안씨를 일단 돌려보냈으며, 오후에 다시 불러 구의원들에게 뿌린 돈이 캠프로부터 내려온 것인지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말단 조직’ 살포용으로 후보 캠프로부터 자금이 전달된 사실이 확인된다면, 그 다음에는 누구 지시에 의해, 어떤 자금으로 금품 살포가 이뤄졌는지 밝히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씨가 자금 출처와 이를 관리한 인물을 지목할지 여부에 따라 고승덕 의원실 돈 봉투 수사와 연결고리를 찾게 될지 주목된다.

비록 원외라 하더라도 자금이 캠프에서 흘러나왔다면 자금 담당자가 원내 인사인 고 의원에 대한 돈 봉투 살포도 지시했을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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