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억 규모 도박판…불법 스포츠 토토에 실업축구 선수도 상습 도박
유치원 홈페이지를 위장해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개설, 125억원 규모의 도박판을 벌이게 한 조직폭력배 등 일당 15명이 검찰에 적발됐다.상습 도박자 가운데는 임신부는 물론 현역 실업축구 선수도 있었다.
부산지검 강력부(류혁 부장검사)는 도박개장 혐의로 부산지역 폭력조직 ‘20세기파’의 행동대장 황모(31)씨와 프로그램 개발업체 대표 김모(34)씨 등 15명을 적발해 3명을 구속기소하고,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또 달아난 폭력조직 ‘수원 남문파’ 조직원 정모(26)씨 등 3명을 수배하고, 1억원 이상의 판돈으로 도박한 A(29·여)씨 등 12명과 실업축구 선수 이모(23)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황씨 등은 2010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유치원 홈페이지를 위장한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개설한 뒤 국내·외 스포츠 경기의 승패에 1천원부터 무제한으로 배팅하도록 해 15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메인 서버는 일본에, 환전센터는 중국에 각각 두고 국내에서 이른바 ‘대포통장’을 통해 자금세탁을 하면서 점조직 형태로 고객을 모집했으며 모바일 전용 도박 사이트도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적으로 수백명이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무려 125억원을 배팅했고, 상습도박죄로 2차례 기소유예된 뒤 벌금형을 선고받은 축구선수 이씨도 1천500여만원으로 도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신부 A씨는 남편 몰래 사채까지 빌려 3억5천만원을 배팅했다가 1억원을 날리는 바람에 매달 200만원의 이자를 갚는 신세로 전락했다.
또 외국에서 유학중 일시귀국했다가 도박판에 빠진 B(29)씨도 1억원가량을 날리고 학업을 중단했다.
검찰은 문제의 사이트에 가입해 입·출급 계좌를 확보한 뒤 연결계좌 260여개와 휴대전화 통화내역, 압수한 컴퓨터 등을 3개월가량 정밀 분석해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폭력조직의 자금원이 불법 사행성 오락실에서 인터넷 도박 사이트로 확대되는 것 같다”면서 “불법 도박 사이트가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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