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구속 않아 보석상태로 항소, 재판 계속될 듯
’벤츠 여검사’로 불리는 이모(36·여) 전 검사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부산지법 형사합의5부(김진석 부장판사)는 27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된 이 전 검사에게 징역 3년, 추징금 4천462만여원, 샤넬 핸드백 및 의류 몰수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 전 검사가 임신 중인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사사건의 공소제기와 유지, 사법경찰관을 지휘하는 검사로서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피고인이 내연관계에 있는 변호사로부터 청탁과 함께 알선의 대가를 받아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실형을 선고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이 주임검사에게 전화로 알선한 행위까지 해 검사의 청렴성, 도덕성, 공정성, 국민의 신뢰를 심하게 훼손해놓고 청탁 대가성을 부인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형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고위험 임신 중이고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어 법정구속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 전 검사는 2010년 10월8일 부장판사 출신 최모(49) 변호사가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임관 동기인 창원지검 검사에게 전화로 청탁해준 대가로 같은 해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5천591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이 구형됐다.
이 전 검사는 최 변호사의 법인카드로 샤넬 핸드백 구입, 항공료, 회식비, 병원진료비 등으로 2천311만원을 결제했고 최 변호사의 벤츠 승용차를 이용해 3천280만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았다.
이 전 검사는 조만간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고, 보석이 취소되지 않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계속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1시55분쯤 검정 코트에 옷깃을 세우고 체크무늬 목도리로 얼굴을 대부분 가린 채 법정에 들어선 이 전 검사는 시종 담담한 표정으로 선고를 받았다.
부산지법은 임신 중인 이 전 검사에 대한 기자들의 취재과정에서 불상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례적으로 포토라인을 설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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