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이 칭찬한 금융수사 법원 갔더니

검찰총장이 칭찬한 금융수사 법원 갔더니

입력 2012-02-01 00:00
수정 2012-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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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 총장 “잘한 수사”라 했던 ‘스캘퍼 사건’ 12개 증권사 대표 전원 무죄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 과정에서 초단타매매자(스캘퍼)에게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증권사 대표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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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 검찰총장
한상대 검찰총장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한창훈)는 31일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경수(62) 현대증권 대표와 남삼현(56) 이트레이드증권 대표 등 2개 증권사 임원 4명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검찰이 기소한 대신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유진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KTB투자증권, 한맥투자증권, LIG투자증권, HMC투자증권 등 12개 증권사 임원 전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그러나 모두 항소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스캘퍼에게 전용선, 전용서버 등 거래속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부정한 수단으로 볼 수 없다.”면서 “이 때문에 일반투자자가 거래기회를 박탈당하거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검찰은 ELW를 판매하며 스캘퍼에게 전용선 등 불법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증권사 12개의 전·현직 대표이사 12명과 임직원, 스캘퍼 등 48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았으며 지난해 11월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이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계속 무죄 판결이 나왔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스캘퍼 사건을 ‘잘한 수사’라며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검찰은 기소한 임직원 전부가 무죄로 풀려 나면서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법원은 ELW 거래에 불법성은 없지만, 제도적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금융당국의 행정적 제재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무죄 선고가 잇따르자 ‘베끼기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앞서 스캘퍼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재판부가 금융권력의 눈치를 보는 건지 봐주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도를 넘었다고 본다.”면서 “재판부가 변호인 측이 제출한 잘못된 통계에 기초해 판결을 내렸을 뿐 아니라, 통계를 검증·반박한 검찰 자료는 이유 없이 무시하고 지난해 11월 선고한 최초의 무죄 판결문을 그대로 베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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