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14일 고리원전 1호기 전원사고 은폐 파문과 관련,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또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이날 사고에 대한 발표문을 내고 “고리원전 1호기에서 정비 중 발생한 전원 상실에 대한 보고 지연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면서 “관계 법령에 따라 사소한 문제라도 보고해야 하는데 즉각 보고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조사에 착수한 만큼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사고 경위에 대해 “고리 1호기 자체의 안전은 큰 문제가 없다.”면서 “당시 고리 1호기는 정기 보수를 위해 6일째 완전 정지된 채 냉각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했다. 또 “작업자의 조작 실수로 외부 전원 차단기가 끊기고 디젤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았지만 당시 외부 전원이 계속 살아 있었고, 대체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될 수 있었으므로 원전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이 자리에서 “지난주 토요일(10일) 고리 1호기 신임 본부장에게서 보고할 게 있다는 말을 듣고 일요일(11일) 오후 4시쯤 이 본부장과 발전소장·부소장 등을 만나 사고 내용을 들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홍 장관과 김 사장의 사과로 간단하게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의 허술한 보고체계와 은폐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한국 원전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선언마저 공허하게 들릴 만큼 국민들의 신뢰를 적잖게 저버린 것이다.
2012-03-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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