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질서 붕괴 ‘장유유서’ 거꾸로…마구 욕설에 주먹질

사회질서 붕괴 ‘장유유서’ 거꾸로…마구 욕설에 주먹질

입력 2012-03-18 00:00
수정 2012-03-1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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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녀-진상남 이제그만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XX막말녀, XX진상남 등 제목을 붙은 동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막말녀 등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 공개된 동영상 속 인물들은 남녀노소의 구분이 사라진데다 행동도 한층 더 과격해졌다는 특성을 보인다.

길을 찾지 못하는 택시 운전사에게 20~30대로 보이는 여성이 쉴 새 없이 욕을 퍼붓는 이른바 ‘택시 막말녀’ 동영상은 지난 12일 한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 내려올 줄을 몰랐다.

젊은 여성이 아버지뻘인 50대 택시기사에게 “당신 XX이야? 대답해, 길도 잘 모르는 게, XX” 등의 폭언을 거침없이 내뱉는 모습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택시 막말녀는 참다못한 택시기사가 “집에 부모님 없냐”라고 물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없으니까 빨리 가라고요”라고 소릴 지르며 응수할 정도로 문제의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지하철 9호선 객차안에서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2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노인에게 영어로 욕설을 하는 장면이 ‘9호선 막말녀’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랐다.

9호선 막말녀는 “왜 젊은 사람이 앉아 있냐”라고 묻는 노인에게 영어로 욕설을 하다 다른 노인이 질문을 한 노인을 거들자 “임산부인 내가 앉아있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어 해당 노인이 격한 말을 내뱉자 막말녀는 ‘너’라고 지칭하며 “꿈적도 안해. 우리 아버지가 검사니 사람을 불러서 확인해보자”고 반말과 고성으로 응수를 한다.

개념을 상실한 공공장소에서의 비매너는 일부 막말녀들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부산지역 지하철 승강장을 배경으로 한 ‘지하철 폭언남’이란 동영상에서는 노인이 “줄을 서라”고 하자 젊은 남성은 “줄을 왜 서냐”고 따지듯 묻는다.

노인이 “버릇없다”고 나무라자 젊은 남성은 옷을 벗어 던지며 거칠게 반발하며 욕을 했고 할아버지는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고 사라진다.

동성간 다툼이 아니라 이성간에 욕설을 주고받는 동영상도 있다. 해당 동영상에서 이들은 서로 난투극을 벌인다.

지난달 18일 서울 지하철 4호선 객차에서 난투극이 벌어졌다.

20~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20대 여성의 발을 실수로 찼고 바로 사과했지만 여성은 남성에서 욕설을 퍼붓는다.

참지 못한 남성이 욕설로 응수했고 남녀는 욕설을 주고받다 서로의 얼굴을 주먹과 손바닥으로 때린다. 급기야 흥분한 여성은 싸움을 말리던 승객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기도 했다.

노인이 노인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하는 동영상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지난달 28일 올라온 ‘경춘선 무법자’라는 동영상에서 70대로 보이는 등산 가방을 멘 노인이 같은 연배로 보이는 남성에게 주먹을 날린다.

설명글에 따르면 폭행을 당한 노인의 아내로 보이는 할머니가 아파 노약자석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왜 누워있냐며 소란을 부리다 폭행을 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막말녀와 진상남 등 남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들이 증가하는 원인은 사회적 신뢰가 붕괴되면서 사소한 피해조차 참으려 하지 않는 사회적 기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 전체가 손해를 봤다는 생각에 분노에 차있고 이를 보상받으려 한다”며 “악착같이 자기 이익을 챙기다보니 자신에게 돌아오는 작은 불이익조차 참으려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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