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도 사찰…檢 ‘진경락 외장하드’ 확보

여야 의원도 사찰…檢 ‘진경락 외장하드’ 확보

입력 2012-05-15 00:00
수정 2012-05-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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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2009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여야 의원들을 불법 사찰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특별수사팀은 지난달 14일 진경락(45·구속기소)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의 여동생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진 전 과장이 외장 하드디스크에 보관하고 있던 여야 의원들에 대한 불법 사찰 자료를 확보했다.

이 자료에는 새누리당 현기환·정두언 의원과 민주통합당 백원우·이석현 의원 등 주로 정권에 날을 세웠던 정치인들과 그 주변 인사들에 대한 사찰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기환·정두언 의원에 대해서는 2009년 1월21일 작성된 ‘해야할 일 12’라는 제목의 파일에 ‘사하구청장 조정화:현기환(초선·사하갑) 의원이 대통령 비방. 친박쪽으로 9일 상경. 국회의원은 현 의원을, 산하단체는 광주은행 감사(정두언과 친함)를 타깃으로’라고 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원우·이석현 의원과 관련, ‘1014 해야할 일’이라는 제목의 파일에 ‘백원우·이석현 관련 후원회, 동향, 지원 그룹이 실체가 드러나도록 보고하라’는 내용이 수차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특정 공공기관장들에 대해서도 ‘따라 붙어서 자르라. 날릴 수 있도록. 내가 한번 워닝(경고) 정도 제안’ 등이라고 적힌 사찰 지시 내용이 있던 것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2010년 진 전 과장의 교도소 수감 당시 접견기록을 확보했다. 진 전 과장은 당시 면회 온 모 국회의원 등 지인들에게 증거 인멸의 윗선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 인사들을 지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접견기록에 따르면 진 전 과장은 세 사람을 지목하며 ‘수갑 채워서 여기(교도소) 데리고 와야 한다. 진범들을 모두 잡아넣어야 한다. 민정수석실 ○○○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 내가 나가면 수석들, 비서관들 모두 손보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민정수석은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었으며 민정1비서관은 장다사로 대통령실 총무기획관, 민정2비서관은 김진모 서울고검 검사였다. 장석명 공직기강비서관도 민정수석실에 포함돼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진 전 과장이 지목한 세 사람의 소환조사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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