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족에 삼계탕..조선시대 선비들의 ‘피서법’

탁족에 삼계탕..조선시대 선비들의 ‘피서법’

입력 2012-07-23 00:00
수정 2012-07-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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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자락서 500년전 풍류 담은 ‘성산계류탁열도’ 재현

조선시대 선비들은 더위를 어떻게 피했을까?

500년전 무등산 자락의 한 누정에서 바람과 소나무를 벗 삼아 시를 짓던 선비들이 더위를 피해 풍류를 즐기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됐다.

23일 광주문화재단은 남도의 대표적인 누정인 환벽당 앞 원효계곡에서 조선 중기 학자 김성원의 ‘서하당유고’에 그려진 ‘성산계류탁열도’ 재현행사를 열었다.

’성산계류탁열도’는 16세기 혼돈의 정치상황 속에서 이재(利財)를 좇는 대신 자기 수양에 힘썼던 선비들이 환벽당과 식영정 사이의 성산계류에 모여 더위를 씻으며 시화를 즐기는 풍경을 담은 그림이다.

이날 재현은 놀이패 ‘신명’, 조선대 임준성 교수, 허달용 화백, 거문고 명인 정준수, 시조창 명인 정인봉 등이 선비로 분장해 500년전 선비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송강 정철이 멱을 감았다던 용소에 모인 선비들은 서로의 안부를 물은 뒤 맑고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시를 읊었다.

‘용소 맑은 물에 탁족을 하고, 옥추에서 거문고를 타고, 도는 물에 술잔 띄우고, 평상바위에서 장기를 둔다.’(소쇄원 48영 가운데 일부)

‘소쇄원 48영’은 양산보가 소쇄원을 짓자 그의 벗이자 사돈인 하서 김인후가 소쇄원의 빼어난 풍광을 골라 읊은 48수의 오언절구다.

이들은 이어 하녀들이 준비한 삼계탕을 나눠 먹으며 복달임을 한 뒤 소쇄원 48영 가운데 자연 속에서 장기 두기, 돌계단 산보, 조담에서 미역감기 등 16개 장면을 재현했다.

광주문화재단 박선정 사무처장은 “지난해 처음 재현한 뒤 소쇄원 48영 중 일부를 포함시켜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었다”며 “무등산 일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유산을 현대로 끌어온 명품 문화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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