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조반 탄전에만 조선인 2만명 강제동원”

“후쿠시마 조반 탄전에만 조선인 2만명 강제동원”

입력 2012-10-11 00:00
수정 2012-10-1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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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日 전직 역사교사 다쓰다 고지

일제강점기 시절 800여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된 하시마섬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일본인에게 조선인 강제 동원의 진실을 알리겠다며 한국을 방문한 ‘개념 있는’ 일본인 시민활동가가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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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노역 피해자들 만날 계획”

주인공은 지난 3일 한국에 입국한 다쓰다 고지(龍田光司·71). 와세다대에서 중국사를 전공한 그는 대학 시절 일부 교수들로부터 “일본 근대사를 제대로 알려면 조선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한·일 과거사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 1964년부터 2000년까지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고등학교 역사 교사로 근무한 그는 결국 은퇴 후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동원 실상을 조사하는 시민활동가로 변신했다.

다쓰다가 연구하는 분야는 자신이 50년 가까이 살아온 후쿠시마현의 강제 동원 실태다. 그는 이달 말까지 한국 곳곳을 다니며 조선인 강제 동원 피해자를 만날 계획이다. 다쓰다는 “특히 후쿠시마 조반 탄전에 강제 동원돼 노역한 피해자와 유족을 만나고 싶다.”면서 “피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강제 동원의 실상을 일본 시민에게 알리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日시민들에게 실상 알리는게 목표”

그는 “일본 정부의 월별 고용통계를 합산하면 1939~1945년 조반 탄전에 조선인 2만명이 강제 동원된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하지만 당시 노무자 명부가 대부분 소각돼 일부 자료만 남은 상태”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1938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은 약 780만명의 조선인을 강제 노동에 동원했다. 이 가운데 22만여명이 일본에 끌려가 강제 노역을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불편한 진실에 대해 인정도 반성도 하지 않는다.

다쓰다는 조선인 강제 동원에 대해 반성조차 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지난해 일본 내 원전 사태가 발생하자 정부는 주민을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켰지만 이후 피해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조선인 강제 동원과 관련해서도 같은 모습인데 이러한 무책임함이 지금의 일본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인 강제 동원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일본 시민에게 알려 시민사회 차원이라도 양국 간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12-10-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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