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지점장 소환…실무진이 지점 탐문조사임태희·김백준 소환대상 검토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 사건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은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가 모친인 김윤옥 여사의 서울 논현동 땅을 담보로 농협 청와대지점에서 사저 터 매입자금 6억원을 대출받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특검팀은 시형씨의 대출 및 송금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매일 농협 청와대 지점과 종로지점 직원 여러 명을 소환한 데 이어 이날 농협 청와대 지점장을 소환 조사한다.
특검팀은 전날 농협 청와대 지점의 업무 현황을 파악하고자 비공식적으로 청와대에 찾아가 지점을 탐문조사했다.
이창훈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자금 대출과 관련해 청와대 지점을 탐문할 필요가 있었다”며 “청와대 압수수색 등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형씨는 검찰 서면조사에서 사저 터 매입자금 12억원 중 6억원은 김 여사 명의의 논현동 29-13번지(349.6㎡) 땅을 담보로 농협 청와대 지점에서 대출받았다고 진술했다.
논현동 땅은 이 대통령이 소유한 논현동 29번지(673.4㎡)와 붙어 있으며 이 대통령 부부는 두 필지를 더해 주택을 지었다. 건물이 있는 29번지는 이 대통령 명의로 돼 있고 김 여사 명의인 29-13번지는 정원 부분에 해당한다.
이 대통령의 공직자 재산등록 명세를 보면 김 여사 소유의 논현동 땅 가액은 약 13억7천700만원(올해 3월 기준)이다.
특검팀은 25일 시형씨를 소환해 당시 대출과정에서 금리, 상환기간 등 구체적인 대출조건과 관련해 특혜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은 시형씨가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부근 특검사무실 5층의 영상조사실에서 조사받을 예정이며 진술 장면이 녹화된다고 설명했다.
이 특검보는 “(시형씨를) 가급적 한 번만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79) 다스 회장이 입국하는 대로 소환 통보할 방침이다.
특검은 이 회장이 입국 즉시 통보하도록 법무부에 요청한 상태다.
특검팀은 시형씨가 큰아버지인 이 회장에게 빌린 현금 6억원을 관리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백준(73) 청와대 전 총무기획관과 당시 청와대 비서실 업무를 총괄한 임태희(56) 전 대통령실장의 소환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형씨는 사저 터를 편의상 먼저 자신의 명의로 취득했다가 사저 건립 무렵 이 대통령이 재매입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 대통령의 말을 듣고 관련 업무를 당시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김세욱(58) 행정관에게 부탁해 진행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특검팀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세욱 전 행정관으로부터 “김백준(72)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시형씨의 자금을 관리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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