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줄때 대통령 내외와 상의한 적 없다”현금 6억 조성경위·출처·차용증 등 집중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사건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은 1일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79) 다스 회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질문에 답하는 이상은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이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과 관련 조사를 위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이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과 관련 조사를 위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이광범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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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특검의 소환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이 회장은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승용차에서 내린 뒤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에게 6억원을 현금으로 빌려준 이유와 돈의 출처를 묻는 말에 “안에서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왜 차용증 없이 돈을 빌려주려 했는지’, ‘돈을 빌려줄 때 이 대통령 내외와 사전에 상의했는지’에 대해서는 각각 “차용증 있었지”, “(이 대통령 내외와 상의) 한 적 없고 안에서 다 이야기하겠다”라고 답하고 5층 영상조사실로 향했다.
’국민께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는 “안에 들어가서 사실대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조카인 시형씨에게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자금으로 6억원을 현금으로 빌려준 중요 참고인이다.
시형씨는 지난해 5월20일 경주 다스 회장실에서 이 회장을 만나 차용증을 쓰고 6억원을 빌리기로 했다.
시형씨는 나흘 뒤 서울 광진구 구의동 이 회장 자택에 찾아가 집안 붙박이장에 있던 현금 1만원권 5억원과 5만원권 1억원을 건네받고 트렁크 1개와 손가방 2개에 나눠 담아 차를 몰고 청와대 관저로 가져갔다.
시형씨는 검찰 서면답변서에서 이 대통령이 알려준 방법대로 부지 매입자금을 마련한 뒤 먼저 자기 이름으로 땅을 산 다음 이 대통령 명의로 바꾸는 게 좋겠다고 해 지시대로 했으며, 자신은 돈을 마련해 김세욱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집행을 위임한 이후 계약과정에 전혀 개입한 바 없다고 진술했다.
또 이 회장에게 빌린 6억원은 1년 후 사저부지를 되팔아 갚을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시형씨는 지난달 25일 특검 조사에서 자신이 내곡동 땅을 소유할 생각이었고 이 회장에게 빌린 6억원은 당장 갚을 능력이 없어 천천히 갚을 생각이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6억원을 현금으로 빌려준 이유가 무엇인지, 언제 어떤 방법으로 돈을 돌려받기로 했는지, 처음에 차용증을 쓰지 않으려 한 이유는 무엇인지, 차용증 원본은 어디 있는지, 돈 빌려주는 것을 이 대통령 내외와 상의했는지 등을 캐물을 계획이다.
특검팀은 6억원 출처와 성격도 추궁할 방침이다.
이 회장 측은 집안 붙박이장에 최대 10억원까지 들어갈 수 있으며 2005년부터 개인계좌에서 1천만~2천만원씩 찾아 모아둔 돈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또 이 회장 측이 동생인 이상득 전 의원의 정치활동을 지원할 목적으로 현금을 쌓아뒀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자금의 구체적인 조성경위와 애초 용처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 회장이 거액의 현금을 마련하는 데 다스의 법인자금이 유입되거나 동원됐는지도 추궁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특검 수사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 15일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24일 귀국해 ‘도피성 출국’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특검팀은 애초 지난달 30일 이 회장을 소환하기로 했으나 이 회장 측이 건강상 이유를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출석날짜를 미뤘다.
이 회장은 전날 지병인 심혈관계 질환을 이유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 입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07년 도곡동 땅과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 때와 2008년 BBK 사건 등 이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 전반을 수사한 정호영 특별검사팀 수사 때도 지병과 입원을 이유로 방문조사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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