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물량 소진 우려 쇼핑몰 막은 듯
미국의 의류업체 ‘갭’이 추수감사절 세일을 앞두고 본사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한국 서버의 접속을 차단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사실상 한국 고객의 온라인 구매를 막은 것이다.국내 백화점 쇼핑몰의 아동용 후드 재킷(왼쪽)과 우회사이트를 이용에 접속한 미국 본사 사이트의 아동용 후드 재킷이 2배 이상의 가격 차이로 판매되고 있다.
갭 닷컴(www.gap.com)에서는 이번 추수감사절 세일을 맞아 29.95달러인 남아용 아치 로고 플리스 후드 재킷을 20.96달러 우리 돈 2만 2700원(23일 기준 환율 1086.4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매장에서는 같은 제품이 2배가 넘는 5만 4900원에 팔리고 있다. 할인 전과 비교해도 2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갭뿐만이 아니다. 폴로닷컴(www.polo.com)에서는 아동용 클래식 메시 폴로셔츠를 29.95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약 3만 2500원 선이지만 국내 백화점에서는 같은 모델을 7만 8000원에 팔고 있다. 배송비나 관세를 고려하더라도 공동구매 등을 통하면 최고 50% 가까이 저렴하게 옷을 살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젊은 세대 등을 중심으로 직접 구매가 유행이다. 스토케 등 유모차나 레고 등 장난감, 여성용 명품 가방류와 고가 청바지 등도 이런 직접 구매 방식으로 수입하는 일이 많다.
전문가들은 수입업체들이 유통과정에 지나친 이윤을 붙이다 보니 해외 상품의 온라인 세일 때마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일부 네티즌들은 수입업체가 매출 감소를 우려해 해외 사이트 접근을 본사에 요청한 것이라는 주장도 펼친다. YMCA 심유정 간사는 “수입 유통업체의 폭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면서 “수입업체들이 마진을 극대화하고자 소비자들의 해외 직접 구매를 막는 일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세계 인터내셔널은 “본사에 한국 네티즌의 사이트 접근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면서 “한국 가격도 원가에 관세, 해외운임비, 부가세 등에 직원 급여, 기타 운영비 등과 마진을 고려한 수준일 뿐”이라고 밝혔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2012-11-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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