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효과’ 아닌 ‘학교효과’ 보여줘EBS 활용ㆍ방과후 학교 등도 영향
전국의 고등학교 중 ‘잘 가르치는 학교’ 100개를 추려낸 ‘학교 향상도’ 평가는 학교의 노력이 학생의 성적 변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측정한 것이다.학교 향상도는 학생의 학력이 상승했을 때 개인적 배경이나 여건 등을 빼고 순전히 학교의 교육적 노력으로 향상된 정도를 뜻한다. 원래 성적이 좋은 학생을 뽑은 학교가 유리한 게 ‘선발 효과’라면 향상도는 ‘학교 효과’를 보여주는 지표다.
향상도가 높다고 해서 곧 성적이 최상위권인 ‘공부 잘하는 학교’이거나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학교라는 의미는 아니다. 향상도는 학생들의 입학 성적이 유사한 학교들끼리 비교해 산출한 것이기 때문이다.
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의 경우 ‘천장 효과’도 있다. 원래 성적이 상위권이어서 더 오를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향상도가 평균 이상이면 성취도도 평균 이상으로 나타나 성취 수준과 향상도는 정(+)의 관계였다.
향상도는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본 고2 학생의 성적을 이들이 중3 때(2010년) 치렀던 시험 성적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측정한다.
우선 고2 학생의 2010년 ‘성취도 평가 점수’를 확인한다. 이어 중3 때 점수를 근거로 ‘기대되는 성취도 평가 점수’를 추정한다. 다음으로 올해 고2 학생의 실제 성취도 점수와 기대 점수의 차이를 백분율로 표시한 게 향상도다. (실제 점수-기대 점수)/기대 점수×100(%)으로 계산한다. 향상도가 높으면 학교가 잘 가르친 것으로 봤다.
국어 과목에서 A고 2학년생의 성적을 평균한 실제 성취도 점수가 215점이라고 치자. 이들이 여러 중학교에 다니던 2009년의 성적을 토대로 한 기대 점수가 200점이라면 향상도는 (215-200)/200×100 = 7.5%가 된다.
향상도 3%인 학교는 기대 점수보다 3% 높은 성취도 점수를 받은 것이다. 또 A학교의 향상도는 2%, B학교의 향상도는 4%인 경우 B학교가 A학교에 비해 두 배의 향상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
유형별로 학교 수 대비 100대 학교 포함비율은 자율형 사립고(9.8%) > 일반고(6.8%) > 특목고(4.2%) > 자율형 공립고(1.7%) 순으로 높았다. 공립(30.3%)보다 사립(69.7%)의 비율이 높았다.
또 EBS 프로그램 이용 비율이 높을수록, 방과후학교에 참여한 학교일수록 향상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상도 우수 학교는 ▲모든 학생을 위한 수준별 맞춤형 지도 ▲다양한 체험활동, 상담ㆍ진로교육 등 인성교육 ▲정서적 측면 지원 강화 등 ‘공통분모’를 갖고 있었다.
지역별로는 대전, 충남, 경북, 충북이 강세를 보였다. 시도별 100대 학교 비율은 대전(27%), 충남(21%), 경북ㆍ충북(13%) 순이었고 네 지역을 합해 74%에 달했다.
또 불리한 내ㆍ외부 조건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학교의 향상도가 높게 나타났다. 읍면 지역의 100대 고교 포함비율(9.7%)이 대도시(6.1%)에 비해 높았다.
기초학력미달학생 비율이 20% 이상이면 지정되는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의 포함비율은17.1%에 달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0대 향상도 우수학교에 포함된 고교는 과목별로 국어 35개교, 수학 46개교, 영어 39개교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부터 공시한 일반중학교 학력향상도는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본 중3 학생들의 성적을 이들이 초6 때(2009년) 치렀던 시험 성적과 비교해 측정한다.
과목별로 향상도가 높은 지역은 국어는 인천ㆍ울산ㆍ제주, 수학은 대구ㆍ경북ㆍ인천, 영어는 대구ㆍ경북ㆍ제주였다.
중학생들은 교사와의 관게가 친밀할수록, 학교를 안전하다고 인식할수록 학력 향상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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