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면 덜아파’ 애인손목도 내리친 보험사기범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7년 8월 공범 노모(68·구속)씨의 손등을 망치로 내리친 뒤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공원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노씨와 부딪쳐 손을 다치게 한 것처럼 꾸미는 등 2007년 8월부터 5개월간 4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보험금 1억 4000만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와 노씨 등은 주범 최모(57·구속)씨의 꼬임에 빠져 이 같은 보험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2007년 7월 서울 마포구의 실내경마장에서 만난 김씨에게 “쉽게 돈 벌어볼 생각 없냐.”고 접근한 뒤 김씨 명의로 15개의 보험에 가입했다.
최씨가 자기 명의 보험을 가입해준 데 감동한 김씨는 이후 한차례 사고 피해자로 가장해 보험금 2000만원을 받게 됐다. 이후 김씨는 최씨가 시키는 대로 보험사기 교통사고 가해자 역할을 맡았다.
김씨는 “여성 피해자는 더 많은 보험금을 탈 수 있다.”는 최씨의 얘기에 넘어가 여자친구 박모(54·여)씨까지 범행에 끌어들였다.
김씨는 2008년 1월 범행 계획을 듣고 긴장한 박씨에게 “취한 상태에서 맞으면 덜 아플 것”이라며 함께 술을 마신 뒤 빨랫방망이로 박씨의 손목을 내리쳤다. 김씨는 이튿날 차량으로 박씨를 들이받은 것처럼 위장해 보험금을 타냈다.
김씨의 범행은 최씨가 같은 수법의 사기를 치다 2008년초 구속돼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막을 내렸다.
경찰은 김씨가 잠적하자 수사를 중단했다가 지난 6월 경찰서별로 ‘악성사기범 전담팀’이 꾸려진 이후 수사를 재개, 박씨의 휴대전화 통화 목록을 조회해 김씨를 붙잡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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