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 속마음? 54:46!

부동층 속마음? 54:46!

입력 2012-12-15 00:00
수정 2012-12-1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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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교수 잠재의식 선호도 연구

‘나도 모르는 내 마음, 뇌는 알고 있다?’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자신을 부동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누구를 더 선호하는지 속마음을 규명하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의 정재승 교수와 윤경식 박사는 지난달 28일부터 2주 동안 트위터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부동층의 내재적 후보 선호도 연구를 실시했다.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만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의 핵심은 특정 후보의 이름이나 사진에 대한 좋고 싫음의 순간적 반응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잠재의식 속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미세한 반응 속도의 차이로 나타난다는 전제다.

참가자는 우선 키보드에 각각 왼손과 오른손 검지를 올려놓는다. 첫 단계에서는 모니터에 새누리당 또는 민주당의 로고 등이 뜰 때 ‘새누리당’이라는 글자가 화면 왼쪽에 있다면 왼쪽 버튼을, ‘민주당’이라는 글자가 오른쪽에 있다면 오른쪽 버튼을 눌러 반응 속도를 잰다.

단계가 넘어갈수록 과제는 복잡해진다. 해골이나 꽃 그림이 뜰 때 ‘나쁘다’와 ‘좋다’ 중 하나를 누르거나 같은 그림이 뜰 때 ‘새누리당 또는 나쁘다’와 ‘민주당 또는 좋다’ 중 맞는 답을 고르는 식이다. 앞 단계에서 선택지에 ‘박근혜 또는 좋다’가 제시됐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박근혜 또는 나쁘다’가 제시되는 등 매 실험마다 순서를 다르게 해 오류를 줄였다.

그 결과 자신이 좋게 생각하는 후보에 대한 ‘좋다’는 반응이 반대편 후보보다 20~60㎳(밀리세컨드·1000분의1초)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지지도는 어땠을까. 실험 참가자의 선호도는 54% 대 46%로 갈렸다. 부동층을 전체 유권자의 10%(약 405만명)로 가정하면 두 후보가 219만 표와 186만 표를 나눠 가지는 셈이다. 정 교수는 “박 후보와 문 후보 중 누가 더 우세했는지는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당선자가 결정된 뒤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2012-12-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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