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검찰 조용한 새해맞이

’위기’의 검찰 조용한 새해맞이

입력 2013-01-02 00:00
수정 2013-01-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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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차장 주재 ‘신년다짐회’만 개최

비리와 성추문, 초유의 검란(檢亂) 등으로 어수선한 한 해를 보낸 검찰이 계사년(癸巳年) 새해를 조용하게 맞았다.

대검찰청은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15층 대회의실에서 김진태 대검 차장 주재로 ‘신년다짐회’를 개최했다.

예년 같으면 검찰총장이 공식 시무식을 열었을 테지만, 지난해 검란 사태로 한상대 전 총장이 사임한 이후 총장 자리가 비어있는 터라 대검 차장이 주재하는 신년다짐회로 격을 낮춰 새해맞이 행사를 치른 것이다.

애초 대검 수뇌부는 최근 검찰에 쏠린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신년다짐회조차 열지 않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고 끝에 결국 새해맞이 행사는 열렸으나 이날 김진태 차장의 신년사에는 창설 이래 최대 위기에 몰린 검찰의 절박함이 담겼다.

김 차장은 “지난해 검찰은 전대미문의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매서운 질책을 받았고 저를 포함한 검찰구성원들은 자존과 명예에 지우기 힘든 상처를 입었지만, 더욱 뼈아픈 것은 국민의 신뢰가 훼손돼 웬만한 노력으로는 되찾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차장은 이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완벽하게 보호한 다음에야 일 잘하는 검찰, 엄정한 검찰이 있는 것”이라며 “검찰권은 늘 자제돼야 하고 권한 행사의 상당성이나 비례성 등을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대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쓰이면 목숨을 바쳐 충성할 것이요, 쓰이지 아니하면 밭 갈고 살면 족하오(丈夫生世 用則 效死以忠 不用則 耕野足矣)’라는 이순신 장군의 말을 인용해 다시 한번 자세를 추스를 것을 강조하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개회 선언부터 김 차장이 신년사 낭독을 마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분 남짓이었다.

행사를 마친 김 차장은 일부 참석자들과 가벼운 새해 인사만 나누고 곧바로 행사장을 떠났다.

이날 행사에는 대검 5급 이상 직원 전원과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의 과장 이상 간부 전원, 재경지검과 의정부·인천·수원지검의 검사장과 사무국장 등 170여명이 참석했으나 이들 역시 식이 끝나자마자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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