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걱정하던 대구 가창초교 사교육 걱정없는 ‘행복학교’로

폐교 걱정하던 대구 가창초교 사교육 걱정없는 ‘행복학교’로

입력 2013-02-13 00:00
수정 201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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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6~8시간 ‘외국어 특화’… 바이올린 등 토요문화학교도

대구 달성군 가창초등학교가 작은 기적을 만들고 있다. 폐교 위기에서 인기 학교로 급부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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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교육 중심 행복학교인 가창초등학교에서 원어민 교사가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가창초등학교 제공
외국어 교육 중심 행복학교인 가창초등학교에서 원어민 교사가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가창초등학교 제공
가창초의 현재 학생 수는 127명이다. 지난해 이맘때 46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전학생이 많은 2, 3, 4학년 학급은 이미 정원을 채웠고 5, 6학년도 정원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신입생도 몰리고 있다. 최근 예비소집 결과 신입생이 23명이나 됐다. 이 가운데 통학구역 내 의무 취학 어린이는 2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21명은 통학구역 외 어린이다.

1933년에 개교한 가창초는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교생 수가 1300여명에 이르렀다. 이후 주민들이 하나둘 인근 수성구 등 대구 도심으로 빠져나가면서 학생 수가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에는 학생 수가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폐교 대상 학교 기준인 60명을 밑돌았다.

하지만 대구시교육청이 지난해 3월 이 학교를 자율학교인 행복학교로 지정하면서 위상이 달라졌다. 가창초는 곧바로 ‘사교육이 필요 없는 전원학교’라는 비전으로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수업 시간표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영어, 중국어 등의 외국어 교육을 특화했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영어 수업은 주당 1~2시간이지만 가창초에서는 모든 학생이 주당 6~8시간을 한국인 교사, 원어민 교사와 함께 수업한다. 중국어 수업은 방과후학교를 통해 주당 2~3시간씩 이뤄진다. 가창초의 이 같은 외국어 교육은 국내 공립은 물론 사립초등학교를 통틀어 가장 많이 가르치는 것이다.

외국어 수업뿐만 아니라 방과후학교와 토요문화학교도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토요문화학교에서는 미술, 바이올린, 태권도, 컴퓨터, 수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고 도심 학교 못지않은 문화 교육 체험을 제공한다. 또 ‘가창달인제’라는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한자, 바이올린, 단소, 컴퓨터, 태권도 등 8가지 종목을 1학년 때부터 6학년까지 가르친다. 방학 때도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사교육이 필요 없다.

1300여㎡에 이르는 교내 텃밭에서 학생과 교사들이 직접 재배한 각종 채소를 먹기 때문에 편식 없는 건강한 식생활도 유지된다.

이 때문에 정원을 초과해 대기 등록하고 전입학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학생 수가 100여명에 이른다. 가창초와 같은 행복학교의 경우 학년당 21명까지 통학 구역 외 학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대구시교육청이 규정하고 있다.

이상근(55) 가창초 교장은 “전학생 학부모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구의 교육 일번지인 수성구 등에서 직접 승용차로 자녀를 매일 30~40분씩 통학시켜야 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면서 “사교육 부담 없는, 모두가 행복한 학교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가창초를 비롯해 서촌초, 유가초 등 3개 학교를 행복학교로 지정했다. 아토피 치유 목적인 서촌초는 올해 39명의 신입생이 몰려 1학년 1개 반을 2개 반으로 늘렸으며 예술 중심 행복학교인 유가초의 경우도 지난해 예비소집일에는 7명이 찾았지만 올해는 20명이 다녀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2013-02-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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