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30대의 유명 부동산 투자전문가가 40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채 잠적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 26명으로부터 46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부동산 컨설턴트 정모(35)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10년 3월부터 최근까지 “아파트 시행사업 등 여러 사업을 통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투자자를 모집, 이들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수년 전 3개월간 다수의 경제 전문 케이블TV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는 등 이른 나이에 부동산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아파트 시행사업이나 재건축사업, 경매사업 등과 관련한 해박한 지식을 이용해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컨설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이 출연한 TV 화면을 캡처한 사진으로 홍보용 팸플릿을 만들어 투자자를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투자자에게 배당금 명목의 돈을 나눠주기도 했지만 이는 다른 사람의 투자금으로 돌려막기 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금 대부분은 사채 이자로 쓰는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정씨는 작년 9월부터 돌려막기 수법으로는 배당금 분배가 어려워지자 11월 말 잠적했고, 피해자들은 12월 초 그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수개월간 추적 끝에 지난 8일 경남 김해에서 정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TV에 출연하려고 PD들을 만나려 애쓴 것으로 조사됐다”며 “방송에 나오는 전문가라고 해서 무작정 투자 권유에 따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