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김찬경 등 140명 기소…재산 6천500억 환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이 27일 해단식을 하고 공식 활동을 마무리했다.지난 2011년 9월 출범한 이후 1년7개월여, 524일 만이다.
박근혜 정부가 ‘특별수사의 총본산’인 대검 중수부를 연내 폐지하기로 방침을 확정해 저축은행 비리 수사는 중수부의 사실상 마지막 ‘작품’으로 남게 됐다.
중수부는 저축은행 수사 시기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을 구속한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등을 수사했고, 지난해 후반에는 공천헌금 사기 사건도 파헤쳤다.
하지만 수사의 총체적 규모나 사회적 파급력을 감안하면 저축은행 수사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저축은행 수사는 중수부 수사의 전형처럼 여겨지는 권력형 비리의 성격도 있고 서민들의 피해를 보듬은 대형 경제 비리 사건으로 손꼽힌다.
합수단은 검찰과 금융감독원, 경찰청, 국세청, 예금보험공사 등 5개 기관으로 구성돼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 시절에 시작한 저축은행 비리 수사는 한상대 전 총장이 2011년 7월 취임해 두 달 후 합수단을 출범시키면서 본 궤도에 올랐다.
합수단은 출범 이후 정·관계 인사 20여명을 비롯해 저축은행 대주주, 경영진, 감독기관·저축은행 임직원, 브로커 등 약 140명을 기소했다.
또 지난해 말까지 6천500억원대에 이르는 부실 저축은행의 책임재산을 환수하는 성과를 올렸다.
합수단장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이 맡았다. 전반기는 기획·수사에 뛰어난 역량을 보여온 권익환 부장검사가 맡았다가 청와대로 파견되면서 지난해 1월부터는 ‘특수통’ 최운식 부장검사가 맡았다.
합수단은 권력 실세와 고위 공직자 등에 대해서도 예외 없는 사정의 칼날을 빼들어 주목을 받았다.
수사의 정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의원을 지난해 7월26일 구속 기소한 것이다. 솔로몬저축은행과 미래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였다.
이 전 의원은 ‘만사형통(萬事兄通)’으로 불리며 이명박 정부에서 위세를 떨쳤지만 합수단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이밖에 정두언, 박지원, 이석현, 최연희 의원과 윤진식·이화영·이성헌·정형근 전 의원, 김희중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등 20여명의 정관계 인사가 사법처리됐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부실 책임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검찰은 14명의 대주주 겸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임석(솔로몬), 김찬경(미래), 윤현수(한국), 김임순(한주), 유동천(제일), 신현규(토마토), 조용문(파랑새) 회장 등이다.
저축은행 감독 과정에 편의를 제공하고 돈을 받은 금융위원회 과장 등 8명을 적발했고 담보 가치를 부풀린 감독기관 직원 20여명, 각종 인허가 및 불법 영업에 관여한 브로커 10여명도 줄줄이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합수단은 2011년 11월, 지난해 2월과 6월 등 3차에 걸쳐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지난해 9월 이후에는 공소 유지와 공판 관여, 잔여 사건 정리 등에 주력해 왔다.
합수단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은 각각 중앙지검 금조1부와 원 소속기관 등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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