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출량 143㎏ 아닌 155㎏…32㎏은 기체로 외부 배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가 월성 4호기 냉각수 누출 사고를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지난 24일 낮 12시 45분께 월성 4호기에서 정비작업 중에 중수인 냉각수가 원자로 건물 내부에 누출됐지만 원전 측은 사고가 난 지 이틀이 지난 26일 이 사실을 공개했다.
특히 누출량을 당초 143㎏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155㎏이 누출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또 누출된 냉각수를 전량 회수했다고 했지만 32㎏은 기체 상태로 외부로 배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방사선 노출 인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원전 측은 증기발생기 세정 작업자 11명이 노출됐다고 밝혔지만 당시 원자로 내부에는 이들을 포함해 65명이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월성원전의 한 관계자는 “누출량이 최종 집계된 것을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원자로 내부에 있었지만 증기발생기 작업자를 제외한 인원을 방사선에 노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작업 절차서에 증기발생기 내외부 압력의 평형 상태를 유지한 뒤 출입구를 개방한다는 내용은 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이는 앞으로도 똑같은 사고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원전사고는 작은 실수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절차서에 따른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데 가장 기본적인 절차서마저 엉터리”라고 지적했다.
사고가 나자 원전 측은 절차서를 보완하기로 했다.
경주핵안전연대는 “늑장 공개는 사고의 진상을 은폐 또는 축소하기 위한 시간 벌기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누출량 확인이 늦어 발생한 착오라고 하지만 발표시점이 사고발생후 이틀이 지났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늑장 공개의 근거로 삼고 있는 ‘중수 누출량 200㎏ 이상 공개기준’도 안전을 위해 수정, 양에 관계없이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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