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검거 일등공신은 항적 자료…항해사, 선장 “혐의 부인”
신안선적(9.77t) 닻자망어선 대광호 전복 사건을 수사 중인 목포해경은 5일 충돌 후 도주한 혐의로 한국선적 2천967t LPG 운반선 오션 US호 이등항해사 이모(50)씨를 긴급체포했다.당직 근무자로서 조타기를 잡은 이씨는 지난 4일 오전 1시 27분께 사고 해역에 그물을 내려놓고 조업 대기하던 대광호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여수항 앞에 닻을 내리고 있던 이 선박 선수와 선체 외판에서 발견한 충돌 흔적과 항적 자료를 토대로 이씨를 추궁하고 있다.
목포해경으로 압송된 이씨와 선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선장 등 다른 선원 8명도 목포해경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용의선박 검거 일등공신은 항적자료였다.
해경은 어선 선원의 마지막 통신 때부터 전복 어선 발견 이전까지 항적 기록을 해군 등의 레이더 기지와 해상교통관제스템으로부터 받아 분석했다.
이 시간대 사고 해상을 지난 선박 50척을 대상으로 10분, 5분, 1분 단위로 나눠 항적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고 어선과의 1마일 거리 항해 선박이 3척으로 좁혀졌다.
해경은 제주와 여수항 등으로 입항한 이들 선박을 확인하기 위해 형사대를 급파했으며 5일 오전 오션 US호 선체에서 충돌 흔적을 발견하고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씨를 붙잡았다.
박정수 과장은 “충돌 사고는 흔히 발생하지만 이번 사고처럼 어선이 두세 동강 난 것은 흔치 않은 일로 고속으로 달리는 화물선이 어선 위로 지나가 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고 추정했다.
해경은 사고 해역에서 전복된 선미를 인양, 목포해경 전용부두로 예인하고 있다. 6일 오전 10시께 도착 예정이다.
해경은 조타실이 있는 선미 쪽이 도착하면 충돌 흔적 등 정밀 감식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해경은 대형경비함 등 18척, 항공기 등을 동원해 이틀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광호는 4일 낮 12시 38분께 진도군 조도면 독거도 남쪽 22㎞ 해상에서 뒤집힌 채 표류 중인 것을 지나던 화물선이 보고 신고했다.
선미는 진도 해역에서, 선수는 10㎞ 떨어진 완도해역에서 발견됐다.
이 사고로 선장 박재원(48·울산시)씨 등 선원 7명이 실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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