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잡무 많아 학교폭력 상담 ‘뒷전’

교사 잡무 많아 학교폭력 상담 ‘뒷전’

입력 2013-03-20 00:00
수정 2013-03-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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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상담도 실적 위주, 내실 기대 어려워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세심한 학생지도가 필요하지만 교사들은 많은 잡무로 학생 상담의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대구지역 한 중학교 교사는 “매일 상급기관으로부터 온갖 공문이 내려와 관련 업무를 처리하느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런 사정인데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상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상급기관인 교육청이나 지역교육지원청은 물론 국회의원·지방의원의 자료 요구까지 응해야 하는데다 감사원 감사 등이 실시되면 일은 더 늘어난다.

최근에는 ‘방과 후 학교’가 활성화되면서 교사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전담 교사는 외부 강사의 초빙과 수강신청 접수 등을 처리해야 한다.

경북지역 한 초등학교 전담교사는 “외부강사 강의료까지 매월 산정해 지급하고 수강신청 변경까지 일일이 처리하느라 분주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교사 잡무는 학교폭력 예방의 걸림돌이 돼 시급히 고쳐야 한다는 게 일선 교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경북교육청은 올해부터 공문서 감축 목표제를 시행하고, 시·군 교육지원청도 교사 잡무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 2월부터 경북교육청과 23개 시·군 교육지원청은 공문서와 게시문서 15% 감축 캠페인을 벌여 교육청 및 9개 교육지원청이 목표를 달성했다.

대구교육청도 상급학년 담임교사에게 수업 외 업무를 맡기지 않는 방식으로 교사 잡무를 줄여주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업무량이 줄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공문서나 게시문의 경우 중복이 아닌 한 차례만 보낸다는 방식 등이어서 실제 업무량에는 큰 차이가 없고, 고학년 담임교사의 잡무를 줄여주는 정책도 나머지 교사들의 업무량 증가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최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상담이 의무화돼 상담 기록을 남기지만 상담보다는 형식적인 실적 위주로 진행된다는 지적도 있다.

경북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수업 외 업무를 줄인다고 해도 아직 교사들의 불만이 큰 게 사실”이라며 “하루 아침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잡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꾸준히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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