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입학 10년새 75% 늘어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구조조정, 고졸취업 확산 등으로 인해 대학 입학생이 계속 줄고 있는 가운데 박사과정 입학생은 10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학이 등록금 수입 등을 위해 경쟁적으로 박사과정생 유치에 나서고, 학사관리에 소홀해 박사학위 과정이 논문 표절 등 연구윤리와 부실교육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24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대학 학부 입학생은 2003년 27만 5318명, 2007년 25만 5395명, 지난해 23만 8952명으로 꾸준히 줄었다. 반면 박사과정 입학생은 2003년 1만 3310명, 2007년 1만 7979명, 지난해 2만 3328명으로 10년 사이 75.3%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박사과정 입학생의 증가를 이른바 ‘간판’ 역할을 하는 학위에 대한 욕구와 자기계발, 평생교육에 대한 수요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많은 대학이 등록금 수입을 늘리고 학교 위상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경쟁적으로 박사과정을 만들어 직장인을 유치하면서 박사학위 과정 자체의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바로 박사과정으로 진학한 학생은 2003년 5314명에서 지난해 4452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늘어난 박사 입학생 대다수는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거나, 학교를 떠났다가 추후에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다시 입학했다는 뜻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1~2012년 전국의 박사과정 졸업생 68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6%가 직장을 다니며 박사과정을 밟았다. 전공별로는 사회과학과 예술·체육 계열 직장인 학생 비율이 각각 71.1%와 70.7%에 이르렀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3-03-25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